방송위원회가 27일 롯데의 우리홈쇼핑 인수를 최종 승인함에 따라 롯데는 94년부터 10년이상 추진해왔던 숙원사업인 홈쇼핑 입성을 실현하게 됐다. 따라서 롯데는 국내 최초로 백화점ㆍ할인점ㆍ편의점ㆍ인터넷쇼핑몰에 이어 홈쇼핑까지 아우르는 ‘유통 수직 계열화’를 구축,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홈쇼핑의 2대주주인 태광과 갈등의 골이 깊어 앞으로 양사의 관계 회복 여부에 따라 홈쇼핑 사업의 성패가 상당히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 홈쇼핑 품에 안기까지=방송위의 최종 승인으로 5개월에 걸친 우리홈쇼핑 인수가 마무리됐다. 롯데는 지난 8월 2일 우리홈쇼핑 지분 53.03%(424만여주)를 주당 11만원에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했다. 총 인수금액은 4,667억원. 지분은 경방과 특수관계인 지분 30.16%와 우호지분 22.87%로 구성됐다. 이에 앞서 롯데는 지난달 초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기업결합신고 승인을 받았다. 롯데의 홈쇼핑 시장 도전은 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롯데측은 “94년과 2001년에 홈쇼핑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선정에 참여하는 등 예전부터 홈쇼핑사업의 꿈을 갖고 있다가 마침내 홈쇼핑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며 “온ㆍ오프 라인의 특장점을 제대로 살려 유통명가의 명성을 한단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우리홈쇼핑 어떻게 운영하나=롯데는 방송위가 조건을 내건 ▦ 지역경제ㆍ중소기업 활성화 ▦ 매년 영업이익 4% 및 100억원 납부 등의 범주에서 홈쇼핑을 꾸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홈쇼핑 운영은 고급ㆍ명품 상품이 아니라 설립 취지에 맞게 중소업체 상품 위주로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롯데 관계자는 “항간에 알려진 럭셔리 홈쇼핑은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며 “종전대로 중소기업의 문호를 확대하는 한편 지역 우수기업을 유치하고 지역특산물 판로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또 방송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100억원을 방송발전기금으로 납부하는 한편 다른 경쟁사보다 많은 영업이익의 4%를 매년 사회공헌활동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 같은 경영 방침 아래 롯데는 상품력과 서비스를 강화하고 효율적인 방송 편성으로 우리홈쇼핑의 내년도 매출이 올해보다 20% 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광과 관계 회복 가능할까=현재로서 롯데의 홈쇼핑 사업 최대 걸림돌은 우리홈쇼핑 2대주주인 태광그룹이다. 롯데의 홈쇼핑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국내 최대 MSO(복수종합유선사업자)인 태광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현재 두 업체의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기 때문. 실제로 태광측은 이날 “방송위가 롯데의 인수를 승인했지만 ‘롯데와의 협조는 절대 없다’는 태광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혀 우리홈쇼핑을 둘러싼 롯데와 태광과의 갈등이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승인 전이라서 태광측과 접촉이 없었지만 앞으로 관계 회복을 위해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임은 분명하다”며 “양사가 최대주주인 만큼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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