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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0년호황' 지속여부 논란 가열
입력2000-12-20 00:00:00
수정
2000.12.20 00:00:00
美 '10년호황' 지속여부 논란 가열
[2000격동의 지구촌] (3) 신경제시대의 빛과 그늘
사상 유례없는 10년 장기호황을 이어가면서도 실업률과 인플레가 안정된 미국경제는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는가.
'디지털 혁명'으로 고용과 물가가 안정되고 호황은 지속되는 신(新)경제시대가 본격 개막됐다는 경제전문가들의 주장이 뉴 밀레니엄의 벽두인 올 해 경제계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일각에선 미국의 '이상 현상'이 일시적인 것이며 기존 이론을 완전히 새롭게 써야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반론도 제기하는 등 신경제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게 벌어진 한 해였다.
반면 디지털 시대로 들어서기 위한 산통도 컸다. 인터넷 도메인 선점 문제가 본격 거론됐으며 수십억달러의 피해를 안겨주며 전세계를 강타한 '러브 바이러스', 사이버 공간에서의 저작권을 둘러싼 굵직한 소송도 연달아 터져나왔다.
수십년동안 경제학자들은 실업률이 낮아지면 임금은 상승하고 물가도 올라 경기가 불황에 빠진다는 이론을 신봉해왔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미국 경제는 이 이론과 정반대되는 양상을 보여줬다. 30년만에 최저수준인 4%대의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는데도 물가상승률은 오히려 계속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률 30년만에 최저
신경제를 주장하는 이들은 컴퓨터, 정보통신 등 첨단기술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미국의 노동생산성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 신경제의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빠른 노동생산성 증가로 원가는 낮아지고 생산효율은 높아져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게 돼 인플레 없는 장기호황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올해 미국의 노동생산성은 4%대에 육박, 이들의 주장을 더욱 뒷받침하고 있다. 보수적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들마저 노동생산성 증가가 경기호황에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할 정도다.
IT혁명 논란
그러나 미경제의 호황이 동아시아 등의 경제위기로 국제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는 등 수입물가가 크게 낮아진데 따른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또 노동생산성 향상도 정보기술(IT)혁명에 의한 것이 아니라 호황기 산출량 증대에 따른 통계상의 착시에 크게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이들도 있다.
한편 새 시대에 걸맞는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못하는 '디지털 아노미' 현상도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났다. 인터넷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정보의 생산과 유통에 일대 변화가 나타났지만 프로그래머 한 명이 악성 컴퓨터 바이러스로 전세계 컴퓨터 시스템을 일순간에 마비시키는 사이버테러가 가능하다는 것도 입증됐기 때문이다.
또 인터넷 도메인 선점으로 수백만달러의 돈을 챙기는 사례가 발생, 마치 미국 서부개척시대 황금의 땅을 찾아 나선 이들처럼 가상공간에서의 '땅따먹기'경쟁이 본격적으로 벌어지기도 했다.
냅스터소송 전세계 이목
도메인 선점으로 불붙은 사이버공간에서의 저작권을 둘러싼 법적송사는 판결이 어떻게 내려지느냐에 따라 자칫 문화ㆍ연예ㆍ오락산업의 지형도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터넷 사용자끼리 음악파일을 공유하게 해주는 냅스터사와 음반업체의 소송은 아날로그 규범과 디지털 기술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에 대한 법원의 분할결정, 미 통신업체 월드콤의 경쟁사 스프린트 인수에 대한 규제당국의 불허 등으로 기존의 반(反)독점정책이 재고돼야 한다는 논쟁이 촉발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디지털 경제의 특성을 고려한 새로운 규제정책이 수립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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