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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고환율 한파 가시화/1불=1,000원대 수입원료
입력1997-12-03 00:00:00
수정
1997.12.03 00:00:00
한상복 기자
◎이달 중순께 완제품 생산/환차손·원가부담 가중/가격인상·수급불균형초래/조선등 연관산업도 “영향”철강산업에 「고환율 태풍」이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11월 달러당 원화환율이 1천원을 돌파한 시점에서 수입한 원료가 완제품으로 생산, 기업들의 원가부담을 가중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철강산업이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면서도 수출은 적은 대표적인 내수형산업이어서 제조업 가운데 고환율의 심각한 피해에 직면했다. 특히 수입고철을 녹여 철근 등 건자재를 생산하는 전기로업체들은 경영난을 겪을 수밖에 없으며 철강재의 가격인상을 유발, 수급밸런스를 붕괴시켜 건설과 중공업 등 연관산업에도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통상산업부의 조사에 따르면 철강업계는 달러당 9백60원을 적정환율로 보고 있어 환율파장으로 인해 상당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가중되는 원자재값 부담=인천제철, 동국제강, 강원산업 등 전기로업체들은 생산량의 90% 이상을 내수판매하며 원자재인 고철은 절반 이상을 미국 등으로부터 수입, 환차손이 크다. 이들 업체는 달러당 환율이 1원 오를 때마다 하루에 4억∼6억원을 손해보고 있다. 현재 고철수입가는 톤당 1백54달러선으로 올해초 1백60달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지만 환율급등의 영향 때문에 실제부담은 1백60달러를 훨씬 넘고 있다.
◇무너지는 수급균형=동부제강과 연합철강 등 냉연 강판업체들은 원료인 열연강판을 포철에서 공급받고 있지만 공급이 모자라 상당량을 수입하고 있다. 이들은 외국산(톤당 3백40∼3백55달러)에 비해 값이 싼 포철제품(톤당 28만5천원)을 선호하는데 최근 원화가치가 폭락, 가격차가 더욱 벌어지자 포철로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포철은 철광석과 원료탄 등 원자재수입에 따른 환차손을 줄이기 위해 수출물량을 내수로 돌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철근은 이미 수급밸런스가 무너졌다. 건설업체들이 가격인상을 우려해 사재기경쟁에 돌입, 재고가 바닥나면서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철강기업들의 경영난=일부 전기로업체들은 환차손을 더이상 견디기 어렵다며 가격인상을 검토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1천원대에서 멈춘다면 차라리 은행에 돈을 맡기고 이자수입을 챙기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포스코경영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철강사들의 투하자본이익률은 지난 89년 이후 악화를 거듭, 시중금리보다 낮은 8%대에 머물고 있다.
◇흔들리는 기간산업=조선업체들은 고환율시대를 맞이해 수주가 크게 늘어나고 있으나 원자재인 후판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국제강을 비롯한 공급선들이 후판용 수입원료(빌레트) 가격부담에 따라 생산량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고환율로 기뻐해야 할 수출산업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는 셈이다. 열연강판 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냉연강판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할 경우 자동차와 가전산업에 불똥이 튄다. 결국 철강업체들의 경영난은 조선과 자동차, 건설 등 기간산업으로 고스란히 전가되면서 우리 경제의 주름살을 더욱 깊게 할 전망이다.<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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