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지난 3월 말 국내 출시한 4세대 햄 '더 건강한 브런치 슬라이스(사진)'가 출시 50일 만에 매출 30억원을 거두며 브런치 시장을 흔들고 있다. 식품 시장에서 신제품 초반 매출이 통상 월 1억~3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형 히트 상품'의 탄생도 점쳐진다.
CJ제일제당 측은 "블로그, 카페 등 온라인에서 제품을 활용한 '폭풍 샌드위치'라는 메뉴까지 등장할 정도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일부 매장에서는 물량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영업 조직에서 서로 제품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마저 벌어지고 있다"고 웃었다.
더 건강한 브런치 슬라이스는 CJ제일제당이 국내 최초 도입한 쉐이빙 기술을 적용해 야심차게 선보인 주름이 잡힌 초박형 슬라이스 햄으로 일명 4세대 햄이다. 소시지가 1세대, 김밥용 햄이 2세대, 3세대가 스팸 등 캔 형 제품이라면 4세대가 무방부제의 슬라이스 햄이라는 게 CJ측 설명이다.
고기를 0.8㎜ 두께로 얇게 깎아 1.2~2.5㎜의 기존 슬라이스 햄보다 푹신하고 풍성한 식감을 느낄 수 있어 샌드위치는 물론 햄치즈 카나페 등 안주로도 제격이다. 또 나트륨 함유량이 200㎎(250g 기준)으로 기존 햄 제품의 절반 수준인데다 소시지나 햄에 붉은빛을 돌게 하는 발색제 합성 아질산나트륨은 물론 합성 착향료, 합성 보존료, 에르소르빈산나트륨, 전분 등도 일절 넣지 않아 주부들 사이에서 '웰빙' 햄으로 통하고 있다.
이같은 뛰어난 품질과 더불어 더 건강한 브런치 슬라이스의 '대박' 행진은 최근 국내 브런치 및 성인용 간식 시장 성장과 냉장 햄 트렌트 확산과도 맞물린다. 지난해 국내 브런치 시장 규모는 1조원 정도로 2004년 1,000억원에서 10년 만에 10배나 성장했다. 올해는 1조3,0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특정 세대가 아닌 대중적인 식사로 자리잡고 있는 브런치 시장을 냉장 햄으로 공략한다'는 승부수가 통하며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건강한 먹거리를 선호하는 풍토가 빠르게 퍼지고 있는 가운데 수입·수제맥주 돌풍으로 프리미엄 냉장햄의 활용도가 높아진 점도 훈풍으로 작용했다. 냉장 햄은 2000년대 들어 경제 수준이 높아지고 웰빙을 중시하는 문화가 퍼지면서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수요가 주춤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CJ제일제당 등이 합성첨가물을 뺀 제품을 내놓고, 맥주를 집에서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브런치, 안주, 캠핑용 먹거리 등으로 인기가 다시 살아났다.
수입맥주 수입액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억달러를 넘어섰고, 장앤크래프트·세븐브로이 등 소규모 양조장들이 연이어 수제 맥주를 내놓으면서 맥주 시장 성장과 함께 냉장햄 등 안주 소비도 덩달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CJ제일제당은 이같은 여세를 몰아 하반기에 브런치 전용 후랑크 소시지, 베이컨, 비엔나 소시지 등 카테고리를 대폭 확대해 매출 3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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