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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휴무에 협력업체 피해 확산

10일 하루 농축수산물 500억어치 못 팔아… 농가 등 직격탄

#친환경 야채를 판매하는 천지원의 김병귀 사장은 요즘 한숨만 나온다. 대형마트 의무휴무로 월평균 15%가량의 매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에 생산성 향상을 위해 농장시설 개선 및 확대에 투자했다"면서 "올해 더 많은 양을 롯데마트에 납품해 수익성 개선을 해보려고 했는데 대형마트 휴무 탓에 손실이 불가피해졌다"고 토로했다.

#냉장 돼지고기 유통업체인 D사는 삼겹살 생산량을 하루 15톤에서 12.5톤으로 16%가량 줄였다. 대형마트 공급량이 줄어든 만큼 감산에 들어간 것이다. 공급한다고 모두 완판되는 것도 아니어서 판매되지 못하고 남은 제품은 냉동으로 대체한다. 냉동제품은 냉장제품보다 값이 30%나 떨어진다.

이 회사 생산직 파트타임 직원들은 속이 타들어간다. 감산에 따른 근무시간 단축으로 월급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업체의 한 직원은 "아직은 모든 대형마트가 일요일에 문을 닫고 있는 것은 아닌데 앞으로 그렇게 되면 근무시간이 더 줄어들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영업규제에 따른 협력업체들의 2차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강제휴무에 따른 유통업체들의 매출감소분이 고스란히 협력업체들에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10일 전국 369개 대형마트 가운데 266곳이 의무휴업을 실시한 가운데 대형마트 3사가 이날 하루 판매하지 못한 농수축산물은 약 500억원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업체별로는 이마트 305억원, 홈플러스 95억원, 롯데마트 100억원가량이다.



문제는 농축수산물 매출 감소가 현지 농가와 남품업체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재고관리가 용이한 가공품은 하루 문을 닫아도 다음날 판매할 수 있지만 신선도가 중요한 농축수산물은 시간이 지나면 폐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지 농가에서는 수확한 물량을 시장에 내다 팔 수밖에 없는데 마트가 하루 쉬고 나면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가격이 폭락해 팔아도 밑지는 장사가 될 우려가 높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상추 농가의 경우 재래시장에서 4㎏ 한 상자에 대형마트의 45% 수준인 5,000원을 받으면 다행이고 인건비ㆍ포장비ㆍ물류비 등 7,500원의 생산비를 떼면 팔면 팔수록 손해 보는 상황"이라며 "채소는 수확일을 당기거나 늦추는 것이 어려워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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