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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美세력은 누구나 적” 테러 확대
입력2003-10-29 00:00:00
수정
2003.10.29 00:00:00
김광덕 기자
■ 이라크 게릴라戰으로 가나
이라크 저항 세력의 공격 타깃이 미국의 이라크 정책에 협력하는 국내ㆍ외 모든 세력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슬람권의 `라마단` 시작 직후인 27일 오전 바그다드 소재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4개 경찰서를 겨냥한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 최소 35명이 사망하고 220여명이 부상한 것은 중립적인 국제구호기관과 이라크인들로 구성된 경찰조직을 겨냥한 테러로 저항세력의 전술이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테러 대상은 유엔사무소 외에도 외국 대사관, 호텔, 이라크 과도통치위원 등으로 다양해졌다. 친미세력에 대한 공세는 미국이 이라크 유엔 결의안 채택 이후 각 국에 이라크 파병 및 재건 지원금 요청 압박을 강화하는 시점에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저항세력이 미군을 상대로 한 공격이 쉽지 않기 때문에 경비가 허술한 적십자위원회 등을 표적으로 삼은 측면도 있다. 저항세력은 유엔 결의를 계기로 이라크 안정화에 박차를 가하려는 미국 전략에 제동을 걸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테러들 간의 상관성은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비슷한 시각에 연쇄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아 저항세력의 공격이 조직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라마단 대공세는 본격적인 게릴라전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군사전문 월간지인 `디펜스 어낼러시스`의 프란시스 투사 발행인은 “저항세력들은 조직을 갖추고 목표물과 전략도 갖고 있다”며 “전통적 게릴라 테러범들의 공격 수법”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일부 의원들은 “이라크 전후 상황이 베트남전 당시와 흡사하다”며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우리가 현지에서 더 많은 진전을 이룰수록 이라크인들은 더 자유롭게 되지만 이 살인자들은 더 절망적이 된다”며 잇단 테러를 이라크 안정화 노력이 성과를 거둬가는 데 대한 저항 세력의 절망감 표시라고 해석했다.
이라크 과도통치위의 아흐메드 이브라힘 내무차관은 이번 공격의 배후에는 사담 후세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알 카에다를 비롯한 국외 이슬람 테러 조직들이 후세인 추종세력과 연대해 공격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미군은 후세인과 알 카에다의 개입 여부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미군 등 점령 세력은 저항의 배후가 누구인지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대책조차 세우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BBC가 보도했다. 이라크의 혼돈 상황은 한국을 비롯한 각 국의 이라크 파병 및 재건 지원금 규모 및 시기 등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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