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마녀가 요술을 부렸다.’ 9월 증시의 가장 큰 걱정거리이던 트리플위칭데이(세마녀의 날)를 맞은 14일 세 마녀가 예상을 뒤엎고 ‘심술’이 아닌 ‘요술’을 부리면서 주가가 초강세로 마감됐다. 유가 급락에 따른 증시의 호재 요인이 만기 매물부담을 가볍게 누르고 시장을 들어올리자, 일부 전문가들은 9월 말 실적시즌이 열릴 때까지 ‘유가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하지만 오는 20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어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사상 최고치로 쌓인 프로그램 매매의 매수차익잔고가 이날 거의 청산되지 않고 롤오버(이월)돼 ‘후폭풍’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전문가들은 FOMC 회의 전까지 하반기 업황개선이 뚜렷한 정보기술(IT) 대형주와 자동차주 등을 중심으로 투자종목을 압축하면서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요술을 부린 세마녀의 날= 매수차익잔고 2조3,000억원, 하루동안 쏟아질 프로그램 물량만 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던 14일, 3,600억원에 달하는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날 증시는 ‘세 마녀’의 심술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됐지만, 예상외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쏟아져 들어오면서 코스피지수는 무려 25.62포인트 오른 1,358.75로 마감됐다. 외국인들은 선물시장에서 6,384계약을 사들였고, 선물의 9월물과 12월물의 가격차이인 스프레드는 장중 1.75까지 치솟아 만기 물량 부담을 잠재웠다. 스프레드가 강세를 나타내면 매수차익잔고는 만기일에 청산되지 않고 다음 만기일로 롤오버되기 때문이다. 예상 밖의 우호적인 시장 움직임에 대해 업계에서는 “세 마녀는 잠자고 세 공주가 내려왔다”는 평가도 나왔다. 만기일에 상승장이 펼쳐진 것은 다름아닌 유가 하락과 미 증시 호조 등 대외여건 개선. 이에 힘입어 일각에서는 9월 말 이후 실적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유가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긍정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가랠리’ 속 후폭풍 우려도= 하지만 지수 강세가 계속 이어질 지는 아직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오는 20일 FOMC가 예정돼 있어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우려가 있는데다, 고스란히 롤오버된 매수차익잔고 부담이 자칫 만기 후폭풍으로 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장지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월된 매수차익잔고가 후폭풍 형태로 시장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다음 주 FOMC를 앞두고 있는 만큼 당분간 시장 상황을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시장이 사상 최대규모의 잔고를 끌어안고 상승세를 이어갈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리되지 못한 매수차익잔고는 어떤 형태로든 해소 과정을 거치겠지만, 시장 주변여건이 좋기 때문에 시장은 일시적인 충격을 무난히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 IT주 시장주도주로 등극 가능성= 시장 전문가들은 9월 최대의 악재로 예상했던 만기일 이벤트가 무사히 넘어감에 따라 앞으로 IT, 자동차 대형주와 관련 부품주 등 하반기 실적 개선업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안병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팀장은 “이제 하반기 업황 호전이 예상되는 IT, 자동차 등 수출관련주와 최악의 실적이 지나가고 있는 보험주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강문경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 둔화 등 증시 불안요인이 남아 있지만 반도체 관련주와 9월 들어 숨고르기를 보인 증권주, 실적개선 중소형주에 대한 접근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김영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기관의 차익실현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에는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돼 있는 만큼 기관이 매수세를 보이는 IT, 자동차, 증권업종 투자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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