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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금액 1억 이상 농·어가, 3만가구 넘어섰다

통계청 2010년말 기준 조사<br>축산업 1만781가구로 최고<br>채소·과수·논벼 등 뒤이어<br>어가선 양식업 비중이 절반


경기도에서 한우 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K씨(50). 지난해 매출액이 1억6,000만원으로 순이익만 따져도 웬만한 도시 직장인 연봉을 훌쩍 뛰어넘는다. 토종 한우를 체계적으로 사육해 한우협회와 농협 등에 판매하면서 수년째 안정적으로 축산농가를 꾸려가고 있다.

돈벌이가 힘들다는 농어가에서 1억원 이상 판매액을 올리는 가구가 3만가구를 넘어섰다. 귀농ㆍ귀촌을 꿈꾸는 도시 직장인들로서는 솔깃하지만 이 정도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적어도 20여년의 경력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24일 통계청이 내놓은 '판매금액 1억원 이상 농어가 특성'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말 기준으로 판매금액이 1억원이 넘는 농어가는 3만1,500가구로 조사됐다. 이는 2005년과 견줘 1만2,300가구(64%)나 증가한 것이다.

판매금액 1억원 이상 농가는 총 2만6,000가구로 전체 농가의 2.2% 수준이다. 소나 돼지를 기르는 축산농가가 1만781가구(41.4%)로 가장 많았고 채소(24.5%), 과수(11%), 논벼(10.2%) 등이 뒤를 이었다.

농촌에서는 축산농가가 보통 '부농'으로 불리지만 최근에는 변화의 흐름도 감지된다. 판매금액이 1억원 이상인 농가를 2005년과 비교해보면 약초나 화초 같은 기타작물(222%), 채소(191%), 과수(124.3%) 가구가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1억원 이상 농가의 경영주 평균연령은 54세, 평균 농업종사경력은 26.6년으로 조사됐다. 10년 이내 경력으로 1억원 이상 농가의 꿈을 이룬 가구는 전체의 6.8%에 불과했다. 부농이 되려면 시간과 경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1억원 이상 농가가 가장 많은 곳은 경기(18%)였고 경북(14.3%), 충남(12.1%) 등이 뒤를 이었다. 판매금액 1억원 이상 어가는 2010년 기준 5,500가구로 전체 어가의 8.4%로 조사됐다. 2005년(3,200가구)보다 72.3% 증가한 수치다.

이중 양식어업을 하는 어가 비중이 52.1%로 절반을 넘었다. 나머지는 어선사용ㆍ어로어업 등이다. 양식어업의 비중은 2005년에 비해서도 10% 이상 늘었는데 직접 잡는 것보다 키워서 파는 쪽이 돈이 된다는 얘기다. 경영주 평균 연령은 53.2세, 평균 어업종사경력은 22.2년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경력이 20년 이상 된 농가나 어가를 중심으로 부자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앞으로 기술 진보와 함께 젊은 인력들의 귀농ㆍ귀촌이 많아지면 단기간에 부농이 더 많이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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