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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 우정호, 후배에 아름다운 양보
입력2004-08-27 05:18:05
수정
2004.08.27 05:18:05
"저보다는 정현이가 더 나을 것 같아서요..." 아테네올림픽 승마 장애물비월 개인전 결승 라운드를 앞둔 승마팀 에이스 우정호(33.삼성전자)는 27일(한국시간) '폭탄 선언'을 했다.
개인전 결승 라운드는 예선 1∼3라운드 성적을 합산해 매긴 순위가 45위 안에들어야 출전할 수 있는 영광의 무대.
우정호는 예선 성적 43위로 결승 라운드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을 따냈지만 하루전 고민 끝에 예선에서 51위에 머물러 결승 진출이 좌절된 후배 주정현(30.삼성전자)에게 출전권을 양보하기로 했다.
20년 가까이 말을 탄 한국 승마팀의 맏형이지만 우정호에게도 올림픽 출전은 처음이고 더구나 개인전 결승 라운드는 다시 서볼 수 있다는 보장도 없는 자리.
승마 선수라면 평생 한번 뛰어 본 사실로도 두고 두고 '가문의 영광'으로 삼을수 있지만 우정호는 '아름다운 양보'를 선언한 것이다.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국가당 3명 이상의 선수가 결승 라운드에 나설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독일, 영국, 스웨덴 등 승마 강국에서 예선 성적이 상위권에 올랐지만 1명씩 떨어내면서 51위 주정현에게도 기회가 왔기 때문.
그러나 한국 역시 4명 모두 나설 수는 없는 일이라 최명진 감독은 당연히 예선성적순으로 33위 황순원, 43위 우정호, 44위 손봉각(이상 삼성전자)에게 출전 지시를 내렸다.
그런데 우정호는 "저 대신 정현이를 내보내세요"라며 출전권을 양보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우정호는 "지난 4년 동안 함께 생활해봤지만 정현이가 나보다 훨씬 낫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어쩌다 운이 따르지 않아 성적이 제일 처졌지만 이제 결승 라운드에가면 저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정호는 또 "말 상태도 별로 좋지 않다. 정현이가 타는 '엡슨'은 컨디션이 좋아 큰 일을 낼지도 모르지 않느냐"고 말했다.
27일 오후부터 28일 새벽까지 치르는 결승 라운드는 예선 기록과 상관없이 1차에서 솎아낸 20명이 2차 라운드에서 최종 순위를 가리는 방식.
20명이 뛰는 2차 결승 라운드는 예선 기록은 물론 1차 결승 라운드 성적까지 모두 없앤 채 단판 승부를 벌이기에 메달까지 따는 '이변'도 바라볼 수 있다.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큰 영예를 마다하고 후배를 위해 희생한 우정호의 아름다운 양보가 단체전 세계 9위라는 쾌거에 이어 개인전에서도 알찬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된다.
/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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