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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급등락] 정부, 증시 속도조절 나서나

물론 원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주가가 그동안 너무 오른데다 증시의 향방을 가늠하는 잣대인 실세금리가 최근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12일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은 8.24%를 기록, 8%대에 재진입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들어 지난 10일까지 7.84~7.99%의 박스권을 유지하던 회사채 수익률이 단 하루만에 0.24%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이같은 금리 급등세는 13일에도 이어졌다. 금리 급상승의 배경에 대해 증시 관계자들은 공사채형 만기 이후 자금이 주식형으로 속속 전환되는 등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기관투자가들이 시가평가에 따른 현 수익률 고정을 위해 회사채를 대량 처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해석을 내린 증시 관계자들 역시 이는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 즉 시장상황은 깃털이요, 정작 몸통이 되는 원인은 따로 있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한국은행은 주식시장이 달아오르자 지난 7일 경고사인을 냈다. 주식시장을 예의 주시할 예정이고, 하반기에 콜금리를 인상할 수 도 있다는 말을 흘렸다. 한은은 이같은 말이 시장에 나돌자 이를 즉각 부인했다. 한은은 경기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인플레 압력을 사전에 진화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지난 6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0.6% 수준에 그치고 있는 등 아직까지 인플레 압력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금리와 관련한 한은의 최근 행보는 증시의 속도조절 차원에서 취한 액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업계의 판단이다. 또한 재정경제부가 지난달 증권거래세 인상 및 매매차익에 대한 과세 방침을 흘렸다가 한발 물러선 것도 증시 속도조절을 위한 고도의 정부 전략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감독원도 나서는 듯한 형국이다. 금융감독원은 공식적으로『시장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증권업계는 금융감독원이 주식시장 견제의 총대를 맨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9일 5대재벌의 투신자금 독식을 막기위해 계열투신사의 뮤추얼펀드 신설을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데 이어, 12일에는 산업자본의 금융지배를 차단하기 위해 5대재벌 계열금융사에 대한 전면 특검을 실시하겠다고 나섰다. 산업자본의 금융지배는 금융자원의 배분체계에 왜곡을 가져올 수 있고, 특히 이들 금융계열사들이 특정 그룹의 사금고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의 차단은 타당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오비이락(烏飛梨落) 격으로 증시가 한참 에너지를 분출할 때 터져 나왔다는 점에서 정부의「저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고 있다. 업계는 정부가 이같이 「치고 빠지기식 물밑 전략」을 통해 주가상승 속도조절을 감행하는 이유를 크게 두가지로 보고 있다. 우선은 급등뒤에 올수 있는 급락과 그로 인한 후유증을 걱정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주가의 변동성이 클수록 혼란은 커지고 자칫하면 경제전반의 시스템에 위험을 줄 요소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 이유는 내년 총선일정과 연관한 해석이다. 내년 총선을 의식하지 않을수 없는 정부 여당으로서는 내년 총선전까지 주가가 꾸준히 올라주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주가가 너무 일찌기 올라버리면 정작 중요한 시기에 가서 주가가 떨어져 낭패라는 생각이다. 이같은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과연 주가를 적절하게 몰고갈지는 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투신권의 왕성한 매수여력으로 볼때 인위적인 조정기는 기관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시장의 논리에 따라 제 갈길을 갈 수도 있다. 그러나 섯부른 개입은 시장흐름을 왜곡시키고 자칫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장에 대한 신뢰를 잃게 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국제통화기금이후 모처럼 탄탄하게 조성된 증시기반이 다시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정구영기자GY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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