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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재계 강력 비판
입력2001-05-11 00:00:00
수정
2001.05.11 00:00:00
"지배구조 낙후 기업가치 24% 하락"정부와 재계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재계를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강봉균(사진) KDI원장은 11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 조찬 세미나에서 "기업경영자들이 연고관계에 있는 계열기업 거느리는 것을 재미로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한국기업의 낙후한 지배구조로 인해 기업가치가 24%나 하락했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주주의 이익을 훼손하는 합병, 계열사에 대한 지원성 출자, 정보 불투명성 등으로 비판받은 기업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며 "삼성 SDI의 경우 e-삼성의 지분 90만주를 매입하면서 기업가치가 무려 6,100억원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강 원장은 재계가 반대하는 집단소송제와 관련 "재계에서는 집단소송제 도입시 소송남발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지만 한국의 법체계는 불필요한 소송을 유발하는 구조가 아니므로 기업의 책임비용이 높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집단소송제를 의무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조기에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원장은 또 "사외이사 선임의 74%가 최대주주의 추천에 의해 이뤄지는 등 사외이사 선임이 대주주와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소수주주에 의한 이사선임을 가능케 할 수 있는 집중투표제가 허용되었으나 회사정관에 의해 대부분 기업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집중투표제를 임의조항이 아닌 의무조항으로 규정해서 소수주주에 의한 이사선임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며 "기관투자자의 경영 감시기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강원장의 연설을 들은 심갑보 삼익 LMS부회장은 "사외이사제도가 경영현실과 동떨어지게 운영되고 있고 집중투표제와 소액주주제가 강화되면 기업의 의욕이 저하된다"고 반대 입장을 펼쳤다.
이에 대해 강 원장은 "글로벌 시대에 투명하지 않은 기업운영은 기업에 문제가 되므로 이로 인해 기업하기 싫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은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전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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