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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로 도약하는 한국건설] 전략적 제휴로 시장 다변화해야
입력2009-08-13 17:58:00
수정
2009.08.13 17:58:00
국내업체 중동 등 국한된 시장서 제살깎기 경쟁 지양
지난 7월 국내 3개 업체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바일 정유공장 프로젝트 13개 패키지 가운데 4개를 수주하며 한국 건설의 위상을 드높였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업체는 프랑스계 건설회사인 테크닙이다.
테크닙은 17억달러 규모의 중질유 전환시설을 수주한 것은 물론 13억달러의 동력시설 패키지를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이 거대 프로젝트의 기본종합설계(FEED)와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컨설턴트(PMC)를 맡고 있는 총괄적 지위를 십분 활용한 결과였다.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테크닙의 위상은 세계 건설업체 순위에서 몇 년간 30위권에만 머무르고 있는 국내 업계가 나아갈 길을 여실히 보여줬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벌어지는 프로젝트가 대형화ㆍ복합화하는 양상을 띠며 건설업체들이 요구 받는 역량도 변하고 있다. 생산ㆍ시공기술력은 세계적으로 평준화가 이뤄지고 있어 기업의 창조적 경쟁력인 기획ㆍ설계ㆍPM 등의 소프트 엔지니어링 역량이 차별화의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들이 통상 제네콘(GeneCon)이라 불리며 시공 및 설치에 주력하던 업역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건설상품이 시공 중심에서 시공 전 단계인 기획ㆍ설계 및 엔지니어링과 시공 후 단계인 유지ㆍ보수 단계로까지 확대된 것에 발맞춰 사업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의 장현승 연구위원은 "플랜트의 경우 기자재 조달이 매우 큰 이익을 낼 수 있는 부문인데 대부분 일본이나 독일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며 "선진업체들은 기본설계와 제품 공급만으로 전체 이익의 70~80%를 독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좁은 시장에서 국내 업계들 간의 제살 깎아먹기식의 경쟁을 피하고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시장을 다변화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다. 사우디아라비아, 알제리,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중동 몇 개국에 국한된 시장 안에서 수익원을 찾다 보니 국내 업계들 간의 과다경쟁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3월 한 업계가 중동 플랜트 공사에서 수주한 금액은 국내 다른 업계의 입찰가보다 2억달러가 낮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발전소 프로젝트 역시 국내 업계끼리 편을 갈라 경쟁하다 한 업체가 30%가량 낮은 가격을 써내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중동팀장은 "시장이 좁아 국내 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서로의 노하우 공유를 꺼려 국가경쟁력마저 떨어진다"며 "업체 간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신시장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망지역을 선점해 조사단을 보내는 등 정부 차원의 외교적 노력도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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