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4일 미화 10억달러 규모로 10년 만기 외평채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발행 주간사는 씨티그룹ㆍ도이체방크ㆍ골드만삭스ㆍHSBCㆍ산업은행ㆍ우리투자증권이다.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이번에 발행될 외평채에 'AA-'의 예상 신용등급을 부여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신평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A+'의 외화 장기 신용등급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외화표시 외평채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가 미쳤던 지난 2009년 4월 30억달러 규모로 발행된 후 신규 발행이 끊긴 상태다. 이후 금융시장에서 간간이 신규 발행설이 제기되고는 했으나 기재부는 그때마다 일축해왔다. 당시 기재부가 내세웠던 논리는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므로 외평채를 새로 발행하게 된다면 달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우리 기업들이 적정 외화자금조달 금리를 참조할 수 있도록) 벤치마크 금리를 찍기 위해서이므로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내용이었다.
따라서 기재부가 돌연 외평채 발행을 추진하는 데는 자금조달 여건이 당분간은 더 호전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예정돼 있고 신흥국발 위기 우려도 잠재돼 있어 자금시장의 향방을 낙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 전문가들도 지금이 우리 정부가 금리를 벤치마크하기에 적기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신흥국 위기 속에서도 우리나라는 국제수지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데다 재정건전성도 상대적으로 양호해 해외 투자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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