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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의 힘' 부활할까

29일 종합주가지수를 사상 최고치 코앞까지 끌어올렸던 원동력인 '수급의 힘'이 시장에서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 매월 25일 전후로 나타났던 '월말효과'에 대한 기대가 외국인의 매물 공세와 유가 충격에 짓눌려 시장을 이끄는 힘이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 주말부터 최소한 외국인의 현물 매도공세가 다소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투자자들로 하여금 기대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고 있다. ◆ 외국인 매도, 다소 진정 조짐은 있는데 =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7일부터하루 최대 3천500억원대의 순매도를 보이며 시장에 매물 폭격을 가했다. 특히 5∼6월 시장을 강하게 지탱해주고 반등의 기폭제를 마련했던 것이 적립식펀드를 무기로 한 투신권이었다면 7월 상승장의 버팀목이 외국인 투자자였다는 점,그리고 한국 관련 펀드에 16주째 자금 순유입이 이뤄지는 가운데 이 같은 매도세가출현했다는 점에서 시장이 느끼는 부담은 실제 매도규모보다도 더욱 컸다. 그러던 외국인의 매도가 지난 주말부터 다소 진정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6일 외국인들이 114억원을 순매수, 미미하게나마 9일만에 첫 순매수를 보인데 이어 29일에도 오전 11시30분 현재 순매도 규모가 95억원선에 그치는데다 이날마감된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을 고려하면 실질 순매수로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아울러 지난 주 역시 일부 펀드들의 특정종목 대규모 매도를 제외하면 순매수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 이황귀 애널리스트는 "소버린 등의 LG,LG전자 매도와 지난 2주간집중된 템플턴의 삼성중공업 매도를 제외하면 지난 주 외국인은 실질적으로 순매수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며 추후 시장상황은 나쁘지 않다"고 전망했다. 500선 지지 여부를 시험받고 있는 코스닥시장의 외국인 동향도 유사하다. 지난 3∼12일 하루 평균 150억원 가량의 순매수를 유지해오다 16일부터 매도 우위로 돌아서며 지수 하락을 주도해온 외국인들은 지난 주말 지수 하락 속에서 소폭이나마 매우 우위로 돌아선데 이어 국제유가 급등 충격을 받은 이날 오전 11시 30분현재 7억원의 순매도에 그쳐 매도 공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대우증권 신동민 애널리스트는 "지수가 500선을 지지하느냐 여부는 외국인과 국내 기관의 역할에 달려 있다"면서 "외국인이 적극적인 '사자'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않지만 매도를 확대할 가능성도 커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 '외인 매도진정-수급개선' 연결 아직 성급 = 그러나 이같은 외국인 매매지표의 일부 개선이 심각한 체력저하에 시달리고 있는 시장을 반등세로 되돌릴 수 있을것으로 기대하기는 당분간 힘들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상승 동력이 주춤한 데다 잠재 매물이 여전히 만만찮다는 점이 이틀간의 매도세진정을 수급개선과 곧바로 연결짓기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매월 25일을 전후해 나타나던 '월말효과'가 8월에는 지난 25일 하루 소폭의 기술적 반등을 이끌어내는데 그쳤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투자증권 정훈석 애널리스트는 이날 시황전망에서 "기대를 모았던 유동성안정이 과거 조정국면과 마찬가지로 와해되면서 외국인 매도공세가 시중 유동성의증시공급을 압도하고 있다"며 이전 조정국면처럼 단기 증시 유동성 이탈세가 지속될경우 주가도 한 단계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지난 주말부터 시장의 새로운 '매물폭탄'으로 부상한 코리아펀드의 환매 가능성도 단기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증권 양창호 애널리스트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현물로 입고된코리아펀드의 환매물량은 아직 시장에 출회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그는 아울러 "따라서 7천300억원 규모의 주식이 언제든 시장에 출회될 수 있는잠재매물로 남아있으며 지금처럼 방향성이 모호한 장세에서는 이를 '가상의 잠재매물'로 상정해 놓는 것이 그리 나쁜 판단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우울한 단기 전망에도 불구하고 수급개선을 바탕으로 한 중기 추세에 대한신뢰감은 여전히 강한 편이다. 삼성증권 이기봉 애널리스트는 이날 시황분석보고서에서 "9월은 배당투자가 시작되는 때이고 FTSE 지수의 선진국 편입 등이 이뤄질 것"이라며 내달 반등장을 예상했다. 한국증권 정 애널리스트도 "단기적으로는 조정의 여진이 계속될 수 있지만 고평가 논란 등이 제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하락 위험보다는 상승잠재력에 주목하는 전략을 견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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