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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박스권 탈출? 다시 하락?… "이번엔 나간다"

ECB 통화완화정책 기대감 등 외국인ㆍ기관 매수 여력 충분

ETF 자금ㆍ선물 순매수 늘어 증권사 이달 최고 2,200 예상


코스피지수가 '최경환 효과'에 힘입어 단숨에 박스권을 넘어 2,100 직전까지 올랐다. 미국·유럽 증시의 급락, 아르헨티나의 채무불이행 등 대외악재로 인해 지난 2거래일 연속 하락하기는 했지만 2,070선은 지켜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코스피가 본격적으로 상승을 시작할지 아니면 다시 하락하며 박스권 장세가 반복될지에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과거 박스권에 머무는 동안 코스피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 각종 대외악재에 속절없이 무너지던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2거래일 동안 0.46% 내려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 돌발 변수인 대외악재를 제외한 정책·수급·밸류에이션, 파생상품시장 동향, 중국 경제 등 나머지 변수들도 코스피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우선 외국인·기관 등 투자 주체들의 매수 여력이 살아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완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크고 미국 금리 인상도 연말까지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유가증권시장의 외국인 누적 순매수 규모는 5조9,000억원 수준으로 이는 전체 시가총액의 0.51%에 불과하다"면서 "같은 기간 외국인이 인도 주식시장에서 시총의 1.68%, 인도네시아는 1.21%, 대만은 1.17%를 순매수한 것을 고려하면 최근 정책 모멘텀이 커지고 있는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추가 매수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의 성격도 달라지고 있다. 최근 국내로 유입되는 펀드 자금의 성격이 액티브펀드에서 패시브펀드로 바뀌고 있다. 특정 종목이 아닌 코스피의 추세적인 상승을 예상하고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7월 마지막 주에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으로 유입된 ETF 자금은 15억2,400만달러로 전주(8억4,700만달러 유출)에 비해 증가했다. 또 한국 비중이 큰 아시아신흥시장 추종 ETF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지난주 전체 신흥시장 ETF에 유입된 자금은 18억5,500만달러인 반면 아시아 지역으로 유입된 ETF 자금은 15억2,400만달러였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ETF를 많이 산다는 것은 코스피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특히 최근 들어 한국 시장 비중이 큰 아시아 지역 ETF에 돈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일 순매도에 나서고 있는 개인과 펀드 환매세에 매도 우위를 나타내는 기관 역시 '사자'로 돌아설 시점이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투자협회·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고객예탁금과 국내 주식형펀드, 신용융자 금액의 합계인 증시 주변자금은 8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7년 80조4,000억원을 기록한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11년 코스피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을 때 증시 주변자금은 94조5,000억원까지 늘어났었다. 투자자들이 지수 상승에 대한 믿음을 가질 경우 대략 15조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거래소 관계자는 "저금리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코스피 상승세가 확인되면 가계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한 달 새 3.74% 상승하면서 연중 고점으로 올라섰지만 가격적 측면에서의 매력도 여전하다. 서울경제신문이 메리츠에 의뢰해 2000년부터 현재까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분석한 결과 현재 PER은 10.8배, PBR은 1.0배로 계산됐다. 2011년 5월2일 코스피가 역대 최고점인 2,228.96포인트까지 올랐을 당시 PER은 12배, PBR은 1.4배였다. PER은 현재 지수를 주당순이익으로 PBR은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PER과 PBR이 낮으면 현재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선물 시장도 코스피 상승을 내다보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 24일 이후 코스피200지수선물을 5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는 등 외국인 누적 순매수 규모가 지난해 말에 기록했던 사상 최대치를 넘어섰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수 상승시 파생상품 시장에서 제일 눈여겨봐야 하는 것은 외국인 선물 순매수"라며 "이 수치가 최고치를 넘나들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외국인들이 강세장을 예측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모든 변수들의 전제 조건이자 가장 중요한 최경환발 정책 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가 1998년 이후 실시된 16번의 추경과 이에 따른 코스피 정책 효과를 분석한 결과 추경 이후 30일이 지났을 때 코스피는 평균 1.3% 상승했으며 180일 후에는 12.4% 올랐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역사적 데이터를 감안하면 최경환호의 경기부양책이 실물 경기에 반영되기 시작하면 코스피는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 높다"고 말했다.

각 증권사의 8월 코스피 기대치도 이 같은 긍정적인 변수들을 반영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8월 코스피지수를 1,980에서 최대 2,200까지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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