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기업들의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이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예전과 달리 지원자들의 역사관과 인문학적 소양이 최근 신입사원 선발의 중요한 기준으로 떠올랐는데요. 일부 대기업에서는 인문학 수준이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한지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열린 채용 설명회장,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려는 취업준비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설명회를 시작하기도 전에 좌석 천 여석은 이미 꽉 찼고, 종이를 방석 삼아 바닥에 앉은 취업 준비생들까지 더해 내부는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면접 요령과 이력서 작성법 등 취업 정보라면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진지한 자세입니다.
[인터뷰] 정혜윤 / 서울시 송파구
학교에서 채용설명회를 마침 한다고 하길래 여러 정보들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들으러 왔습니다.
특히 올 하반기 공채에서는 기업들이 지원자들의 스펙 위주에서 벗어나 인문학적 소양이나 역사 인식을 강조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다음 달 1일 채용 일정을 시작하는 LG그룹은 올 하반기 처음으로 인·적성 검사에 한자와 한국사 문제를 포함했습니다. SK와 GS그룹 역시 역사 문제를 늘리고 있고 포스코는 한국사 관련 자격증 소지자를 채용에서 우대합니다.
올 하반기 국내 대기업중 가장 많은 4,000여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삼성그룹은 역사와 인문학 관련 문제 비중을 높여 지원자들의 종합적인 사고 뿐만 아니라 시험 변별력도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기업들의 이 같은 변화는 직무와 관련된 전문 지식뿐만 아니라, 인문학 소양까지 고르게 갖춘 인재가 조직내에서 더 높은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인터뷰] 이광석 / 인크루트 대표
역사관이 뚜렷한 인재들의 경우 기업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나 또 뚜렷한 관점이 있어서 소통을 굉장히 잘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29일 오디션 채용 방식인 ‘잡 페어’를 개최한 현대자동차는 하반기 정기 공채에서 전략지원부문을 통해 인문계 전공자도 지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현대차는 보다 창의적인 사고를 가진 인재 발굴을 위해 인·적성 검사에 역사 에세이 작성을 포함시켰습니다.
이공계 우선이라는 기존 틀에서 벗어나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를 뽑는 것이 대기업 채용시장의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채용 방식이 달라지면서 기존에 스펙 쌓기 위주였던 구직자들의 취업 준비에도 방향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경제TV 한지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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