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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부대 ‘생계형 취업’ 는다
입력2003-10-24 00:00:00
수정
2003.10.24 00:00:00
전용호 기자
“아이들은 자꾸 커가는데 남편도 언제 회사를 그만둘 지 모르고 자꾸 불안해서 결심했어요”
전북 군산에 사는 박모(34ㆍ여)씨는 최근 한 대형할인마트의 청소원으로 취업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박씨는 매일 아침이면 남편 출근 아이들 등교를 도와주고 부랴부랴 출근길에 나선다.
박씨가 직업 전선에 뛰어든 것은 지난 6월. `시간이 지나면 경제가 좀 괜찮아지겠지`하며 막연히 기대를 했지만 갈수록 짧아지는 정년과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경기를 생각해보니 앞으로 살 일이 아득했기 때문이다.
박씨처럼 평범한 가정주부 였던 아줌마들이 집안을 박차고 경제 현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위기감이 높아진 아줌마들은 대형버스 운전, 미장, 정비 등 남성들의 직업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른 바 `생계형 취업`여성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올 9월말 현재 남성 임금근로자는 835만명으로 지난 해 9월의 837만명보다 2만명이 줄어든 반면 여성 임금근로자는 596만명으로 지난 해보다 오히려 4만5,000명이 늘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은 우리 사회에`열혈 아줌마`가 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최근 들어 30대에서 60대까지 행상을 하는 여성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의정부에 사는 김정자(65)씨는 손자ㆍ손녀가 5명이 되는 할머니다. 한달 전부터 건전지를 팔기 시작한 김씨는“처음에는 아는 사람이라도 만날까 봐 입을 떼기도 힘들었다”며“몸은 힘들지만 어렵게 사는 자식들에게 손을 벌리지 않아도 돼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이같이 경제 현장으로 뛰어드는 여성은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임시ㆍ일용직 등 비정규직 근로자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596만명의 여성 임금근로자 가운데 377만명(임시근로자 279만명, 일용근로자 98만명)인 63%가 비정규직에 종사하고 있다. 많은 여성들이 퇴직금과 수당 등을 받지 못하고 언제 해고될 지도 모르는 열악한 근로조건에 처해 있는 등 대책이 시급한 상태다. 노동부 관계자는 “새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여성들의 상당수가 단순 노무직 등의 형태로 취업하고 있다”며 “여성을 위한 훈련 및 취업지원 등 여성의 고용기반을 강화할 제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용호기자 chagmi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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