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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되는 新국제금융체제
입력1998-10-08 18:41:00
수정
2002.10.21 23:09:13
지난 주말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연쇄적으로 열린 선진7개국(G7) 재무장관회의, G22재무장관회의와 8일로 끝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IBRD)연차총회 등은 보기에 따라서는 말잔치로 끝났다는 혹평을 받을 만하다. 각국이 지금의 세계경제가 전후 최대위기를 맞고있다는데 공감하고 각종 해결방안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알맹이 있는 합의안 마련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국제회의가 당장 세계금융위기 해소나 경기회복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선진국들이 이번에도 과거처럼 협조체제에 허점을 보일 경우 세계경제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의 경제위기 탈출에도 중대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일련의 회의에서 일단 거론된 각종 해결책들이 앞으로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현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금융위기 해소와 관련해 이번 IMF총회에서 가장 많은 제안이 나온 것은 새로운 국제금융체제 구축방안이다. 그러나 기존의 IMF와 IBRD의 위상을 강화하자거나 새로운 금융감독기구를 설립하자는 방안이 맞서고 있어 상당한 시일과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다만 클린턴 미대통령이 G7회의에서 다자간 개발은행설립을 제안하는 등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성사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국제금융체제의 근본적인 개혁없이는 자본이 국경을 자유로이 넘나들고있는 세계화시대 특유의 금융불안을 해소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선진국들은 이번에 제시한 방안들이 어떤 형태로든 실현될 수 있도록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해야할 것이다. 그래야 확산일로에 있는 세계금융위기도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것이다.
이번 일련의 회의가 말잔치에 불과하다는 비판에도 주목할 점이 있다. 아시아외환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된 단기 국제투기자금 규제에 대한 밑그림이 대체적으로 그려진 것은 큰 성과다. 다만 금융위기가 이같은 외부적인 교란요인을 막는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금융위기국가들이 통화와 금융안정을 위해 금융·기업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야함은 당연하다. 그래야 위기국가들의 외채를 탕감해주고 상환연기도 해주자는 국제적인 여론도 점차 조성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금융위기국가들이 내부개혁만으로 위기를 극복하기엔 세계경제여건이 매우 좋지않다. G7재무장관회의에서 경기회복을 위한 공동금리인하 등 구체적인 대안 마련에 실패한 것은 실망스럽다. 미국은 과감하게 금리를 더 내리고 일본은 국내경기를 부양키위한 보다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는 결단을 내려야할 것이다. 유럽도 유러화 출범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선진국의 일원으로 금리 인하에 합류해야 한다.특히 일본은 이번 회의 과정에서 의미있는 공약을 했다. 아시아경기회복을 위해 300억달러의 지역기금을 지원하겠다는 미야자와 플랜과 30조엔규모의 새로운 경기대책을 수립하겠다는 공약을 반드시 이행해야 할 것이다. 선진국들이 그럴듯한 말만 앞세우고 실천을 하지않으면 현재의 세계경제위기는 해결할 수 없다. 이번 기회에 선진국다운 모습과 역할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다음 달에 열릴 긴급 G7정상회담에서 실천방안이 구체화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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