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인구 1,000만명 시대를 맞아 생활비 마련 등을 위해 재취업에 나서는 '실버 취업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청년층은 저출산 여파로 인구가 줄었는데도 취업난은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층의 경우 첫 취업까지 걸리는 시간이 늘고 그나마 일자리를 구하더라도 단기 계약직이 많아진 반면 정규직은 줄었다. 통계청은 지난 5월 청년층(15~29세)과 고령층(55~79세)을 대상으로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고령자, 은퇴 이후에도 취업 전선 내몰려=통계청에 따르면 고령자들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 근속한 기간은 평균 19년9개월이었다. 그만둔 연령은 평균 만 53세에 불과했다. 자녀 교육 및 결혼 등으로 목돈이 들어가는 50대 초반에 평생직장을 떠난 것이다. 이 때문에 고령자 2명 가운데 1명은 은퇴 이후를 즐기지 못하고 취업 전선에 다시 뛰어들었다. 5월 현재 55~79세 고령층의 취업자 수는 505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만2,000명 늘었다. 고령층의 고용률도 50.8%로 0.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일자리에서 은퇴할 나이인 65~79세의 고용률은 35.7%에 달했다. 부실한 노후 준비 등의 탓으로 노령층의 구직 의욕도 청년층 못지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고령층 취업자 가운데 20.1%(101만4,000명)가 지난 1년간 일자리를 구하러 다닌 적이 있고 미취업자(비경제활동인구+실업자) 11.1%(54만6,000명) 역시 지난 1년간 구직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체 고령자 58.5%는 장래에 일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생활비에 보탬이 돼서(돈이 필요해서)'가 32.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하는 즐거움 때문에(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고 싶어서)'가 20.8%였다. ◇청년층, 일자리 구해도 비정규직=5월 현재 청년층 인구는 961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만5,000명(1.1%) 줄었다. 하지만 극심한 취업난으로 실업자는 31만1,000명으로 3만7,000명(13.5%), 취업 준비자는 58만8,000명으로 4만8,000명(8.9%) 늘었다. 고용률은 40.9%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낮아졌지만 실업률은 0.9%포인트 증가한 7.3%로 조사됐다. 또 졸업을 미루고 휴학하는 청년도 늘었다. 고용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졸업ㆍ중퇴자 비중은 48%로 지난해 같은 달(48.6%)보다 낮아졌고 휴학생 비중은 6.6%로 지난해 같은 달(6.1%)보다 높아졌다. 또 첫 취업 평균 소요기간은 11개월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개월 늘었다. 처음으로 잡은 일자리도 정규직은 줄고 단기 계약직이 증가해 고용의 질적 악화도 나타났다. 일자리의 고용형태별로는 정규직으로 볼 수 있는 '계약기간을 정하지 않았으나 계속 근무 가능'한 일자리 비중이 60.6%로 1년 전(61.2%)보다 줄었지만 '1년 이하 계약' 비중은 20.2%(전년 동기 16.8%)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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