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한진해운 사장은 요즘 직원들과 호프타임을 매주 갖는다. 최근에는 입사 4년차 직원들과 회사 근처 조용한 호프집에서 잔을 기울이며 얘기를 했더니 생각외로 허심탄회한 대화들이 오가더라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릴레이 대화도 ‘조직 내 신뢰 형성’을 지론으로 삼고 있는 박 사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한진해운은 국내 최고의 해운업체이지만 세계적으로는 아직 5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세계 5위권 진입을 위해 한진해운이 움직이고 있다. 한진해운은 이를 위해 중국물류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지난 92년 한ㆍ중 국교수립 이전인 89년부터 중국지역에 대리점을 지정해 피더서비스(Feeder Serviceㆍ연계수송)를 개시함으로써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한진해운은 이후 95년에 외국선사로서는 최초로 시노트랜스사와의 공동운항으로 중국-유럽 직항로를 개설했고, 96년 국내 선사로는 최초로 중국-북미 직항로를 개설 운영하는 등 주도적으로 중국 시장을 개척해 왔다. 이와 함께 중국이 세계 최대 시장으로 급부상한 2003년부터 5,500TEU급으로 중국-유럽 서비스 선대를 대형화하고, CKYHS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미 동해안 3개 항로를 직항체제로 개편했다. 지난 해에는 직항노선인 CLX 및 CUX를 신설하고, 충칭ㆍ시안ㆍ쑤저우 영업소를 설립하는 등 서비스 경쟁력 확보에 주력해 왔다. 한진해운은 또 세계 유수의 해운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거미줄 같은 글로벌 네트워크 체제를 갖추고 있다. 지난 95년부터 독일의 세나토사와 유나이티드 아랍쉬핑(중동)과 제휴해 세계 3대 제휴그룹인 ‘유나이티드 얼라이언스’ 그룹을 결성했고, 중국 코스콘ㆍ일본 K라인ㆍ대만 양밍선사 등과 세계 최대 전략적 제휴인 ‘CKYHS’를 동맹체로 갖고 있다. 종합물류기반 구축을 위해 세계적인 전용터미널을 확보한 것도 돋보이는 점이다. 한진해운은 지난 86년 한국 선사로는 처음으로 미국 시애틀에 전용터미널을 개장한 데 이어 미국 롱비치ㆍ일본 오사카ㆍ도쿄ㆍ대만 카오슝 등 세계 주요 항만에 전용터미널을 확보해 물류기반을 완벽하게 구축해 놓고 있다. 특히 2001년에는 오클랜드 터미널을 신규 개장해 롱비치ㆍ시애틀과 미 서안의 3대 주요 물류기지에 전용터미널을 갖추게 됐고 2002년 9월에는 46만평에 달하는 롱비치 신규 터미널을 개장하고 2004년에 롱비치 터미널 확장 공사를 완료, 시애틀 터미널을 11만평 규모로 확장 개장하는 등 해외물류 전진기지의 확충해 왔다. 국내에서는 부산 감천ㆍ감만 터미널 및 광양 터미널 등 총 3개의 전용터미널을 확보해 허브포트로 가동하고 있고, 2001년 5월 세계 최대의 독립 항만운영 업체인 HPH (Hutchison International Port Holdings)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참여해 광양항 신규 11개 선석 공사에 투자하는 등 동북아 허브항만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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