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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월가동향] 2분기 어닝시즌 랠리지속 `분수령`
입력2003-07-06 00:00:00
수정
2003.07.06 00:00:00
이번 주 뉴욕 증시의 초점은 상장 기업들의 2ㆍ4분기 수익에 맞춰져 있다. 지난 10주 가운데 8주 동안 지속해온 뉴욕 증시 상승세가 유지될 것인지 여부도 2ㆍ4분기 어닝시즌(earning season)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블루칩 기업들의 수익률이 1ㆍ4분기에 이어 2ㆍ4분기에도 플러스 영역, 즉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썩 좋지 않기 때문에 뉴욕 증시의 랠리에 피로감이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라크 전쟁 조기 종결 후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퇴조하고, 저금리와 감세 정책으로 인한 유동성 장세가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본격적인 2ㆍ4분기 어닝시즌은 14일부터 시작되는 두개 주간이다. 이 두 주 사이에 S&P 500 지수 구성기업의 60~70%가 일시에 분기 수익을 발표한다. 이에 앞서 이번 주에는 다우존스 지수 구성 기업으로 제너럴 일렉트릭(GE)과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가 수익을 발표하고, 나스닥 지수에 영향력이 높은 야후가 실적을 발표한다. 이외에도 주니퍼 네트워크, 애보트 랩스, 펩시코, 제네틱스 등도 성적표를 제출한다. 본격적인 어닝시즌에 앞서 발표되는 이들 수익은 다음 2개 주에 홍수처럼 쏟아지는 어닝 발표의 선행지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GE는 미국의 대표기업이자 전구에서 인공위성까지 전제조업 부문에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어닝시즌에 분수령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경영수익 평가기관인 퍼스트콜에 따르면 GE의 분기 수익은 주당 38센트로 전년동기의 44센트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2ㆍ4분기 어닝시즌은 지난 2년 동안 나타났던 사전실적 경고가 드물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대개 어닝시즌에 앞서 실적이 예상보다 못한 기업들이 투자자들에게 고백하는 이른바 워닝시즌(warning season)을 갖는데 이번에는 그런 기업들이 거의 없었고, 일부 기업이 실적 경고를 하더라도 투자자들이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퍼스트콜의 조사에 따르면 S&P 500 기업의 2ㆍ4분기 수익은 전년동기대비 5.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ㆍ4분기 수익이 10% 대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기업 수익이 2개 분기 이상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 수익 이면에는 중대한 함정이 놓여 있다. 경기가 좋아져 기업 매출이 늘어 수익이 개선되는 것이 아니다. 기업들이 비용측면, 즉 설비와 근로자를 줄이면서 억지로 만들어낸 수익이다. 지난주말 발표된 6월 고용통계에서 미국의 실업률이 6.4%로 9년 만에 최고로 높아지고, 한달 사이에 3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줄었다. 제조업 부문은 아직 경기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제조업 관련 지수들은 이라크 전쟁이 끝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아직 마이너스 영역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거시 지표에서 개선된 곳은 서비스 부문과 심리 지표다. 소비자 신뢰지수가 전쟁 직전보다 좋아졌지만 최근 다시 악화하고 있고,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 지수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실물 경제가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가가 상승하는 최근의 괴리가 언제, 어떻게 좁혀질 것인지 하는 점이다.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단기자금 1%대의 저금리 시대가 연말까지 계속되고, 가을에 세금 환급에 대한 효과가 나타날 경우 미국 경제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지가 실시한 조사에서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올 하반기 미국 경제는 3.5% 성장, 상반기보다 두 배 이상의 성장력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 성장 속도로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어렵고, 지난 3년 동안 월가 전문가들이 기대했던 하반기 회복 전망은 오류로 입증됐다.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하지만 실물 경제의 회복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경제는 경제학자의 기대를 반드시 따라가지 않는다.
또 다른 이슈는 현재 유동성 장세가 오래 유지될 것인지 하는 점이다. 미국 국채(TB) 수익률이 최근 3주 사이에 올랐지만, 여전히 40년 만에 최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미국의 기준금리가 낮기 때문이다. 실질 금리가 제로금리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수조 달러에 이르는 유동자금이 리스크를 무시하고 주식시장으로 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월가 관측통들의 주장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앞으로 더 금리를 내리지 않더라도 현재의 금리를 연말까지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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