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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의 상승세가 더욱 크게 나타났다. 연초 이후 대형주는 5.5% 하락한 반면 중형주는 0.6%, 소형주는 10%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향후 중소형주는 대형주와의 과도한 차이, 중소형주 기업이익 하향조정 등으로 인해 대형주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4월 대형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소형주의 과열양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일단 중소형주와 대형주간의 가격 괴리율이 과거 평균 대비 크게 확대된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3년 상반기 신정부 집권에 따른 정부 정책 모멘텀 부각으로 창조경제관련 콘텐츠·의료·IT 관련 업종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중소형주 및 코스닥의 상승세가 확대됐다. 다만, 5월을 고점으로 기술적 과매수 신호, 대형주와의 과도한 가격 괴리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나타나며 중소형주의 하락세가 나타난 적이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중소형주의 흐름도 당시와 유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2월말 경제 혁신 3개년 계획 발표를 전후해 정부정책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으로 중소형주의 강한 상승세가 나타났지만 현재 코스닥의 경우 기술적 지표상 과매수 신호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우선주 및 자산주도 부각되면서 과거 경험상 중소형주의 고점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질 시점이 다가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최근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의 실적 컨센서스 하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대형주로 갈아타야 할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4분기 이후 중소형주의 이익이 개선되었다는 점이 중소형주들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최근 대형주대비 중소형주의 컨센서스 하향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 기업이익 모멘텀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강 팀장은 "1분기 어닝 컨센서스의 하향 조정 폭은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에서 더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1분기 이익 컨센서스 변화율의 경우 소형주는 -15.5%, 중형주는 -10.4%인데 반해 대형주는 -9.6%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소형주 및 코스닥의 컨센서스 개수가 적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대형주대비 중소형주의 어닝 모멘텀이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있다"며 "절대적인 기업이익 증가율은 여전히 중소형주가 높지만, 최근 이익 조정 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또 기업경기전만지수(BSI)도 개선되면서 대형주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놓고 있다. 지난 20일 대한상공회의소의 2분기 BSI(기업경기전망지수)에 따르면, BSI는 전분기대비 0.19% 상승한 111을 기록, 2011년 1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BSI는 기준치 100이 넘으면 경기 호전을 예상하는 업체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대기업 2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는 113(1분기 97), 중소기업은 111(1분기 91)을 기록, 대기업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수출기업의 2분기 BSI는 115(1분기 100), 내수기업은 110(1분기 90)으로 수출기업의 BSI가 더 높아졌다.
강 팀장은 "통상 대형주는 중소형주 대비 대외 모멘텀과의 상관관계가 높다"며 "글로벌 펀드의 지역적 비중 배분, 한국 관련 글로벌 ETF의 자금 흐름, 프로그램 매매의 움직임, 환율 등과 관련한 매크로 지표에 따른 세트 업체의 기업이익 변화 등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한상공회의소가 BSI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정부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미국 경기회복에 따른 자동차, 전기전자 업종의 업황 개선 등을 꼽고 있다는 점에서 2분기 수출 성수기를 맞아 대기업의 업황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시장 분위기가 대형주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1분기 어닝 시즌에 주가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것임에 따라 실적 모멘텀과 낙폭이 큰 종목 위주로 편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강 팀장는 "4월에는 자동차, 음식료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에서는 LF쏘나타 신차 발표 모멘텀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대표모델이라는 점에서 내수 및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모멘텀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유럽 등에서의 점유율 상승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또 그는 "음식료 업종에서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 잠재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 모멘텀이 존재한다"며 "두 업종 모두 1분기 및 2분기 이익 예상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가운데 투신 및 연기금의 수급 개선 등이 특징적"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낙폭 과대주에 대한 관심도 빼 놓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 팀장은 "시가총액 상위 100 종목 가운데 연초 이후 낙폭이 과대한 대형주 중에서 밸류에이션이 저평가 돼 있고, 기업이익이 양호한 종목 가운데 현대위아, 현대제철, SK이노베이션, 롯데쇼핑 등에 대해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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