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2일 알앤엘바이오가 자본잠식 사유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됨에 따라 오는 3일부터 코스피200지수 구성종목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코스피200지수 종목은 업종 대표성, 시가총액, 주식 유동성 등을 검토해 선정된다.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업종 대표성 때문에 재무적 상황이 좋지 않거나 시가총액이 현저히 낮은 기업들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코스피200지수 종목의 시가총액은 100위권까지만 해도 1조원 이상 된다. 그러나 일부 특정업종의 대표 기업은 시가총액이 급격히 떨어져 1,000억~2,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알앤엘바이오의 시가총액은 1,360억원으로 코스피200지수 구성 종목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시가총액이 적은 기업이 우리나라 증권시장의 대표성을 갖기 힘들다는 점이다. 타 업종에서도 시가총액이 풍부하고 유동성이 높은 기업들이 충분한데도 업종 대표주라는 이유만으로 코스피200지수 종목에 포함된다면 지수를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알앤엘바이오가 코스피200지수 종목으로 선정된 것은 지난 2010년이다. 당시 알앤엘바이오는 2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1년에도 120억원, 2012년에도 19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만성적자 기업이 코스피200지수 종목으로 선정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200지수 종목 수를 줄이고 재무상황이 나쁜 기업은 제외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국내 산업 크기를 감안할 때 200개의 종목을 선정하는 것은 너무 많다”며 “프랑스나 독일 등의 대표지수도 40개 내외의 종목만을 선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퇴출되는 기업들을 보면 대게 재무적으로 위험에 빠져 있는 기업들이 많다”며 “기업대표성이나 주식 유동성보다도 재무적 상황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스피200지수 종목은 우량주만을 편입시켜놓은 지수가 아니라 코스피를 추종하도록 업종별 시가총액 크기 순위로 종목을 선정해 놓은 것일 뿐”이라며 “이미 하나의 브랜드로 형성돼 있어 이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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