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물가를 잡겠다’고 공언한 정부의 노력이 가공식품 가격 인상 릴레이로 빛이 바랬다. 특히 지난 4.27 재보선 후 잇달아 단행된 주요 제조사들의 출고가 인상이 최근 들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 소매점 판매가에 반영되면서 장바구니 불가 불안을 부추기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23일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조사 사이트인 티프라이스(price.tgate.or.kr)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 조사된 주요 20여 가공식품의 전국 평균 소매가는 지난 1월 보다 낮게는 1%대에서 높게는 20%대까지 뛰었다. 이 기간 값이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롯데 슬라이스햄(100g)으로 1월 평균 2,399원이었던 가격은 이달 들어 3,115원으로 29.8% 올랐다. 밀가루와 사이다 값 상승률도 두 자릿수에 달했다. 1,119원이었던 대한제분 곰표 중력밀가루(1㎏) 가격은 11.2% 오른 1,244원, 칠성사이다(1.5ℓ)는 1,716원에서 1,921원으로 11.9% 뛰었다. 두부와 콩나물 등 가공 신선 식품류도 인상에 동참했다. CJ행복한콩 깊은바다두부 부침용(330g)은 이 기간 2,741원에서 2,991원으로 9.1%, 종가집 국산아작아작콩나물(350g)값은 1,453원에서 1,554원으로 6.9% 올랐다. 가공식품 소비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대형마트에서도 이들 제품군의 가격 인상폭은 두드러져 홈플러스에서 판매하는 대상 천일염(480g)은 6,300원이었던 기존 가격이 지난달 출고가 인상에 따라 현재 7,600원으로 20.6% 비싸졌다. 가격 인상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품목들도 드러났다. 지난 17일부터 대형마트에서 진로 석수(2ℓ) 값은 620원에서 680원으로 9.7% 올랐고 SSM에서는 오뚜기딸기잼(500g)이 3월24일부터 3,480원에서 12% 뛴 3,890원에 팔리고 있다. 동서식품 현미녹차(150g)도 전국 평균가가 1월 5,388원에서 현재 6,215원으로 15.3% 뛰었는데 이미 지난 3월 초 녹차를 포함해 같은 회사의 코코아 제품 출고가도 5~9%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대형마트 등 소매점 관계자들은 대표적인 가공식품인 라면값도 이르면 6월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소비자들의 물가 사정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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