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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퇴원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부상 유세’가 구름 인파를 모으면서 지방선거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퇴원해 상처에 치료 테이프를 붙인 채 격전지인 대전으로 직행했다. 피습사건으로 봉합수술을 받고 입원한 지 9일 만이다. 이날 오후 박 대표는 대전 은행동 거리유세에 참석해 “박성효 시장 후보를 꼭 당선시켜달라. 제가 여러분께 보증하고 약속드린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 대표의 전격적 지원유세는 대전ㆍ제주 등 격전지에서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대중적 인기가 높은 박 대표가 부상 중임에도 최대 접전지역만 골라 돌면서 ‘감성표’까지 결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대전 지역 유세에는 4,000여명이 박 대표를 보기 위해 몰렸다. 박 대표의 선거 지원유세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 본인이 퇴원 직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계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박 대표는 당 대표이자 선대위원장으로서 끝까지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박 대표는 선거운동 기간 병원에 입원해 있었던 것에 대해 미안한 생각을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전격적으로 이날 대전, 다음날 제주 등 박 대표의 강행군 지원일정을 잡았다. 박 대표는 선거 당일에는 주소지인 대구로 이동, 지방선거 투표에 참여할 계획이다. 열린우리당은 박 대표의 전격적 선거지원이 접전지 판세에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공당의 대표가 선거 후보들을 돕기 위해 지역을 도는 것을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특정 지역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비판을 살 만하다”고 경계했다. 염동연 사무총장도 “우리 정치가 3류 쇼로 보일까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표는 이날 퇴원하면서 “이렇게 무사히 병원을 걸어서 나가는 것은 제게 아직 할 일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남은 인생은 덤이라고 생각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수술 후 처음 모습을 드러낸 박 대표의 표정과 말투는 다소 부자연스러웠지만 못 알아들을 정도는 아니었다. 박 대표가 퇴원한 세브란스병원 로비 안팎은 박사모 회원 200여명과 취재진 500여명, 환자, 시민 등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허태열 사무총장 등 당직자 20여명도 로비에서 박 대표 퇴원 모습을 지켜봤다. 병원 측에 따르면 박 대표는 적어도 3개월간 주 1~2회 통원치료를 받아야 한다. 사나흘 뒤부터는 정상적인 식사도 가능하며 4주 후에는 정상적으로 말할 수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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