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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 Joy] “대타로 나와 홈런쳤죠”

■ 주인공 ‘광호역’ 이재승


‘사랑해 말순씨’에서 빛나는 배우 한 명을 꼽으라면 단연 주인공 광호역의 이재응(15ㆍ사진). 이름은 몰라도 얼굴만 보면 “아, 걔~”라는 감탄사가 나올 익숙한 배우다. 아역으로 데뷔한 데뷔 3년차의 필모그래피는 ‘화려함’ 그 자체다. ‘로드무비’ ‘살인의 추억’ ‘선생 김봉두’ ‘효자동 이발사’ ‘꽃피는 봄이 오면’…. 송강호, 최민식, 문소리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던, 요즘 활동하는 10대 배우들 가운데 가장 화려한 연기경력을 자랑하는 친구다. “오디션에서 붙은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데뷔작 ‘로드무비’도 대타였대요. ‘선생 김봉두‘는 오디션에 떨어졌는데, 감독님이 ‘로드무비’ 보시고 캐스팅하셨대요. ‘…김봉두’를 본 봉준호 감독님이 ‘살인의 추억’에 출연시켰고, 그 영화를 보신 임찬상 감독님이 ‘효자동 이발사’에 절 부르셨고…” ‘사랑해 말순씨’에서 이재응은 엄마 말순의 중학교 1학년 아들로 출연한다. 후루룩 소리를 내며 커피를 마시고, 맨손으로 쥐를 때려잡는 엄마를 창피해 한다. 옆집 은숙 누나를 흠모하지만, 꿈 속에서나 그녀의 연인으로 변신하는 ‘사춘기를 기다리는’ 아이다. “촬영 내내 소리 엄마(재응은 문소리를 이렇게 부른다)가 너무 잘 챙겨주셔서 미안하기까지 했어요. 촬영이 없어도 현장에서 모니터도 봐 주시고, 항상 든든하고 감사하죠.” 영화 속 배경인 79년은 재응에겐 “학교에서 교과서로 배워 아는 시대”다. 그래도 그것 때문에 힘들진 않았단다. “감독님이 시대에 연연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영화 속 광호는 제 모습 그대로에요. 소년의 순수함으로 세상을 밝게 보는 영화라 마음에 들었어요.” 파티셰도 하고 싶고 정신과 의사도 되고 싶지만 영화는 오랫동안 하고 싶다는 이재응. “아직 미래는 모르기 때문에 영화배우만이 평생의 삶이라고 고집하지 않겠다”고 어른 스런 대답이 나온다. 친구들과 놀 시간이 없어 속상하겠다는 기자의 질문은 요즘 중학생들의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 바보 같은 말이었다. “다들 컴퓨터게임 하느라 아무도 밖에서 안 놀아요. 학교 끝나면 학원 다니느라 친구들이 오히려 더 바빠요. 어디서 만나냐고요? 인터넷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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