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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투자 르네상스 부활해야

자금 공급 →기술·노하우 전수 →멘토 역할<br>[다시 열자 벤처시대] <중>' 창업천사' 키우자<br>벤처 생태계 활성화 통해 어려움 겪는 기업에 수혈 창업기업 만날 기회 늘려야

지난해 10월 열린 ‘청년창업,엔젤투자 한마당’ 행사에서 엔젤투자자와 청년 사업가들이 투자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중소기업청


# 잘나가는 IT벤처기업에 다니던 김동호씨는 2011년 2월 과감하게 사표를 내고 아이디인큐를 설립했다. 그는 기존 리서치 회사들이 1,000만원이 넘는 비용으로 3주에 걸쳐 수행하던 설문조사를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리서치 방식으로 전환하면 비용과 시간을 1/10이상 줄일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얼마 안 되는 밑천은 금새 바닥 났고 사업은 존폐 기로에 서게 됐다.

그때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5,000만원을 투자받은 김 대표는 그해 12월 마침내 모바일 설문조사 애플리케이션인 '오베이'를 론칭했다. 이후 사업성을 인정받은 아이디인큐는 벤처캐피탈로 부터 15억원의 투자를 받는 동시에 삼성전자 등 220여개의 기업고객을 확보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창업 초기 기업에 대한 엔젤투자자의 역할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엔젤투자자는 창업에서 벤처캐피탈 투자를 받기 전까지 소위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지나가는 창업 초기 기업에게 자금을 공급해주는 창업의 동반자다. 게다가 전문지식, 경험, 기술 등을 전수하는 멘토 역할까지 맡아 말 그대로 천사같은 존재다.

벤처업계 한 관계자는 "벤처기업 생태계가 튼튼해지려면 기업가 정신이 넘치는 창업초기 기업이 계속 만들어지고 성장해야 하는데, 이때 벤처기업 생태계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벤처투자 생태계"라며 "고위험 고수익의 창업초기기업에 투자하고 자문해줄 엔젤투자자가 없다면 아무리 창업을 부르짖고 투자금이 많아도 성공이 힘들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나 벤처 활성화의 열쇠인 국내 엔젤투자는 지난 10년간 급감해 2011년 296억원으로 IT붐 등으로 투자가 활발했던 2000년 5,493억원의 5%에 불과하다. 이는 32만명의 엔젤투자자가 연간 225억달러(한화 24조원)를 투자하는 미국에 비하면 매우 취약한 수준이다. 이제까지 국내 엔젤투자 시장이 침체된 원인은 무엇보다 벤처 붐 초기'묻지마 투자'와 일부 작전세력에 의한 시장질서 문란으로 엔젤투자에 대한 신뢰가 붕괴된 데 있다. 또 중간 회수시장 부재로 엔젤투자 자금 회수가 어려웠던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다행히 최근 기술ㆍ지식창업을 적극 독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청년 일자리 창출과 실업률 완화가 주요 이슈로 부각됨에 따라 엔젤투자는 또 다른 전기를 맞고 있다. 벤처 활성화를 위해 두 팔 걷어 붙인 정부는 지난해 엔젤투자지원센터를 확대하고 엔젤투자에 대한 소득공제도 20%에서 30%로 늘렸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해 700~800명에 그쳤던 엔젤투자자가 현재 2,500명으로 크게 늘었고, 오는 2017년에는 7,000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함께 2011년 100억원으로 시작한 엔젤매칭펀드도 지난해 870억원에 이어 올해 1,500억원 규모로 대폭 확대되고 2017년 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밖에 정부는 소규모 창업기업의 자금 조달을 위한 지분투자형 클라우드펀딩을 도입하고 모태펀드 신규출자 규모도 5,000억원까지 단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새 정부 출범에 따라 ▦청년창업전용펀드 2,000억원 조성 ▦선배CEO 멘토 창업 ▦1인 비즈니스센터 등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확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기청 관계자는 "올해 엔젤투자 활성화로 창업과 투자가 선순환되는 벤처생태계가 조성돼 2000년대의 엔젤투자 르네상스가 부활되기 바란다"며 "이를 위해 자금력과 멘토링 능력을 갖춘 엔젤투자자를 발굴 양성하고 엔젤투자자와 창업기업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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