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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다시 해외로] 왜 중국시장인가
입력2003-10-26 00:00:00
수정
2003.10.26 00:00:00
이연선 기자
중국은 제조업뿐 아니라 전 세계 금융회사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순차적으로 금융시장 개방이 예정돼 있을 뿐 아니라 서부대개발 등 중국내 대규모 개발사업과 북한ㆍ시베리아 개발과 연관해서도 엄청난 금융 수요가 대기하고 있다.
특히 국내 금융회사들은 지리적ㆍ문화적으로 유대가 강할 뿐 아니라 이미 제조업체들이 대규모로 진출해 있어 중국시장 진출에 가장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8,000개를 넘어섰고, 이들은 중국에 가서도 국내 은행에 기댈 수 밖에 없다. 국내 은행들이 한국 기업들의 공장 증설이 늘고 있는 칭다오 등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것도 같은 배경이다.
또 경제규모와 성장속도에 비해 낙후돼 있는 금융시스템이 국내 금융회사의 중국진출에 유리한 조건이 되고 있다. 중국정부가 발표한 올 상반기말 중국 금융권의 부실채권(NPL) 비율은 25% 수준. 그러나 S&P 등 국제적인 평가기관들이 추정하는 부실채권은 전체 여신의 50%에 육박하는 413조 위안에 이른다. 부실채권 정리에 관한 한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모범답안`을 갖고 있는 곳으로 평가된다. 우리의 금융 구조조정 노하우를 중국에 직접 가져다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만큼 중국 금융시장에서 국내 금융회사들은 유용한 `파트너`로 인정 받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한계를 절감하고 있는 2금융권에도 중국은 매력적인 신천지다. 보험 시장의 경우 중국이 2010년이면 세계 5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만간 외국기업에게 개방할 할부금융시장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자동차판매가 지난해보다 80% 이상 증가하고 있지만 중국의 금융회사들은 함께 늘어나는 할부금융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서 할부금융을 통해 자동차를 판매하는 비율은 20% 수준. 선진국의 70%에 훨씬 못 미치는 만큼 앞으로 성장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국내 금융회사들에 비해 자본ㆍ기술 모두 앞서 있는 미국이나 유럽계 금융회사들도 중국 시장 선점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치밀하고 장기적인 사업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쟁력이 없다면 아무리 넓은 중국 시장이라도 `남의 잔치`가 되고 만다. 국내 은행의 한 중국 전문가는 “선진 은행들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중국 전역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반면 국내 은행들은 개별적ㆍ산발적으로 제조업 진출지역을 따라다니며 영업점을 개설하느라 분주하다”며 “중국이라는 광대한 시장의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무분별한 점포 설립보다는 건실한 소수의 금융회사들이 보다 탄탄한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일이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전략적인 정책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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