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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간강사 월평균 임금 56만원, 생계위해 배달ㆍ택시운전도
입력2003-08-17 00:00:00
수정
2003.08.17 00:00:00
최석영 기자
대학 시간강사들의 월평균 임금은 56만원에 불과하고 전체 시간강사의 80% 이상이 다른 직업이 없는 전업 강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간강사들은 수입이 없는 방학 기간동안 생계를 위해 택시운전과 우유ㆍ신문배달에까지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월평균 수입 표준생계비의 절반도 안돼= 한나라당 박창달 의원이 17일 교육부 자료를 분석, 발표한 올해 전국 대학별 시간강사 현황에 따르면 교육대학을 제외한 전국 175개 4년제 대학의 시간당 평균 강사료는 2만8,000원, 강사 1인당 월 평균 임금은 56만원이었다. 이는 올해 1인가구 표준생계비 127만여원의 절반도 안되는 액수이다.
국ㆍ공립대는 시간당 평균 강사료 3만4,000원, 월 평균 임금 72만3,000원으로 전체평균보다 많은 반면, 사립대는 각각 2만7,000원과 48만9,000원으로 평균보다 낮았다.
특히 국립 산업대는 시간당 평균 강사료는 3만3,000원으로 다른 국ㆍ공립대보다 적지만 강의시간이 많아 월 평균 임금은 95만1,000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75개 대학에 출강하는 시간강사는 5만2,076명이며 이 가운데 2개 대학이상에 출강하는 경우를 감안한 실제 시간강사 숫자는 3만9,487명이었다. 이들 중 82.8%인 3만2,694명은 다른 직업을 갖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생계난에 택시운전ㆍ배달까지= 이처럼 시간강사의 열악한 현실은 고등교육법에 강사의 지위에 대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대학강사를 비정규직 가운데 `일용잡급직`으로 해석하고 있다. 교원의 권리도 근로자의 권리도 갖지 못하는 것이다.
홍영경 한국 비정규직 교수 노동조합 성균관대학교 분회 사무국장은 격월간지 `아웃사이더`에 기고한 글에서 “정부는 시간강사가 근로자임을 명문화하고 이들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경제ㆍ사회적으로 교육자로서 품위를 잃지않고 살아갈 수 있게 그 신분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병태 한국 비정규직교수 노동조합 영남대분회 조직쟁의부장(영남대 교수)는 `교수-부교수-조교수-전임강사-시간강사`라는 교원 직급체계에 내재한 `불균등연공서열` 체계가 “한마디로 `헐값`으로 대학교육을 때우려는 경영관”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시간강사들이 근로자로 인정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저임금에 시달리자 특별한 수입이 없는 방학 때에는 택시운전이나 우유배달, 신문ㆍ자장면 배달까지 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변상출 한국 비정규직 교수 노동조합 위원장은 “강사들이 이런 일을 한다는 자체가 부끄러운게 아니라 연구ㆍ강의 준비를 해야 할 시간에 부업을 하고 개학 후 학생들을 마주하는게 부끄럽다”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학사운영에 비정규직 교수들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하고 강의과목 개설권도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씨는 “현재로는 자기전공을 강의하는 비정규직교수는 거의 없고 전공과 상당히 동떨어진 과목을 배정받을 때도 많다”며 “그렇지만 그걸 거부하면 생계를 꾸려나갈 수 없어 강의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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