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의 발행 주식 250만주 중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그룹 일가 지분과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 KCC 보유분 등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지분을 제외할 경우 약 60만주가량이 실제 유통 가능한 물량으로 추정된다. 전체 발행 주식 수의 2.37%다. 그러나 실제로 유통되는 물량은 전무하다. 장외주식 중계 사이트 피스톡(PSTOCK)과 제이스톡(JSTOCK)에는 삼성에버랜드 상장 소식에 매수 희망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희망 매수가격은 200만원에서 240만원 수준. KCC가 지난 2011년 삼성카드로부터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매입할 당시 가격인 182만원보다 많게는 30% 이상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주식을 팔겠다는 매도자는 전무하다. 형성되는 시장가격이 없다는 얘기다.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이 삼성에버랜드의 기업가치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보면 대략적인 주가를 가늠할 수 있다. KCC의 1ㆍ4분기 감사보고서를 보면 삼성에버랜드에 대한 지분가치를 8,881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KCC가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주식은 42만5,000주로 주당 가치는 약 209만원으로 계산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에버랜드의 적정 주가를 최대 365만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KCC의 경우 삼성에버랜드의 현금흐름을 기초로 보유지분의 가치를 평가했지만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각 사업 부문별로 비교가 가능한 상장사의 주가가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인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에버랜드의 경우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실질적으로는 4가지의 각기 다른 사업 부문을 지닌 지주회사 성격이 크다는 점에서 각 사업부별 다른 주가배수 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삼성에버랜드의 푸드앤컬쳐사업 부문의 기업가치는 상장돼 있는 현대푸드빌의 주가수익비율(PER) 16배를 적용해 9,080억원으로 산정했다. 또 건설사업 부문은 국내 내수업체 평균 PER를 감안해 7,290억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고 레저사업 부문의 가치는 토지가격을 고려해 7,014억원으로 계산했다. 지난해 제일모직에서 사들인 패션사업 부문은 양수가격 1조500억원을 기업가치로 봤다.
송 연구원은 "각 사업 부문의 가치를 합산할 경우 삼성에버랜드의 기업가치는 보수적으로 봐도 7조6,000억원으로 계산된다"며 "그러나 토지가격이 장부가 이상으로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기업가치는 9조1,000억원까지 높아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가치를 주가로 환산하면 적정 주가는 적게는 305만원, 많게는 365만원으로 계산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이날 주당 18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4월 200만5,000원까지 오르며 2002년 5월 이후 개별종목 중 가장 높은 주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가 신주 모집 여부 등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 주식 수를 기준으로 상장된다고 가정할 경우 단숨에 유가증권시장 최고가 주로 등극한다.
상장 후 에버랜드의 주가는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에 근거해 주가가 형성되지만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한 삼성에버랜드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기업가치를 넘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 연구원은 "앞으로 그룹 전반의 지배구조 개편이 이어질 예정인 만큼 상장 후 삼성에버랜드에 대한 시장의 투자심리는 우호적일 것"이라며 "지배구조 이슈가 부각되는 기간에는 각 사업 부문별 가치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합산한 기업가치 이상의 주가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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