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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386 해외 견학시켜 기업마인드 키우자" 기업 총수들 한때 구상
입력2006-10-27 18:09:04
수정
2006.10.27 18:09:04
김홍길 기자
盧대통령 러 순방 수행중 의전 불만 토로하다 <br>"경제 문외한 많아 기업하기 힘들다" 의기투합
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현 정부의 여당 및 청와대 386들을 해외에 보내 기업 마인드를 키우는 방안을 직접 구상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27일 재계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난 2004년 9월21일 대기업 총수들이 러시아 현지에서 만나 ‘386들을 밖(해외사업장)에 한번 갔다 오게 하자’는 방안을 구상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총수들은 러시아 순방에 나선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해 한ㆍ러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 중이었다.
이 자리에서 A그룹 총수는 “청와대 386들이 경제에 대해 아는 게 없는 문외한인 것 같다”며 “앞으로 기업활동하기가 더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B그룹 총수 역시 “기업인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386들이 (기업을 아는 데)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거들었다.
이에 C그룹 총수는 “386들이 기업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재계 차원에서 각 기업들의 해외사업장에 견학을 보내도록 하자”고 제안, 즉석에서 동의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제안은 러시아 현지에서 총수들이 의전상 홀대를 당한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 현지에서 1대의 미니버스에 총수들을 모두 태워 행사장을 오고 가게 한 것에 대해 ‘고령인데 너무 심한 게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왔고 총수들은 곧바로 청와대 386들이 기업 마인드가 없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지은 것 같다”며 “이때 누군가 386들을 해외에 보내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전경련과 대한상의 등이 ‘386 해외보내기’ 사업을 추진했지만 흐지부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노 대통령의 러시아 순방 직전까지만 해도 여당 386 등과 잇따라 회동하는 등 화해무드 직전까지 갔지만 무슨 이유로 지금까지 대화의 난맥상이 이어져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재계와 청와대 386들과의 코드 때문이라는 분석이지만 러시아에서 생긴 양측간 앙금이 지금까지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새로운 해석도 내놓고 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이해찬 당시 총리의 중동 순방 때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며 “중동 관계자들이 세계적인 기업 총수들이 버스에 떼로 타고 가고, 나이도 어린 정부 관계자들은 승용차로 이동하는 게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계와 청와대간 대화 난맥은 코드 대립보다는 인간적인 관계가 깨져 회복이 힘든 지경까지 온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에는 이건희 삼성 회장, 구본무 LG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등 재계 총수를 비롯해 강신호 전경련 회장, 김재철 한국무역협회 회장,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용구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이수영 경영자총연합회 회장 등이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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