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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셋 플러스] 이슈기고, 갑오년엔 잠든 연금자산 깨워라

좀 더 공격적으로 포트폴리오 리모델링을

원리금보장·안전자산 비중 높아 작년 수익률 성적표 매우 저조

미·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 배분… 쿠폰금리 높은 회사채도 매력


100세 시대를 맞아 장기투자의 필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또 곳곳에서 인구 고령화 시대를 준비하려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보기 힘든 광경이 아닐 수 없다. 갑오년 새해를 맞아 장기 투자 활성화와 함께 올해 상황에 맞는 투자지도를 만드는 데 있어 연금자산을 점검하고 투자전략을 세워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장기투자 자산의 맏형 격으로 볼 수 있는 연금자산은 인구 고령화, 저금리 저성장 기조로 인해 필요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공적연금의 소득대체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개인이 가입하는 연금상품은 은퇴시기에 완충장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관련 상품의 설정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연금저축펀드의 설정액은 4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0% 증가했다. 퇴직연금 적립금도 2013년 5월말 기준 72조원으로 전년대비 37.3% 성장했다.

투자자들도 연금의 가입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0%가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개인연금이 필요하다"고 답변했을 정도니 말이다.

그렇지만 국세청 '국세통계연보'를 보면 연금저축으로 소득공제를 받은 근로소득자는 2011년 기준 255만 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16.4%에 불과했다. 다시 말해 세제혜택으로 정책적 인센티브가 부여되는데도 불구하고, 미가입률이 80%를 넘고 있는 것이 우리가 당면한 현실이라는 얘기다.

연금자산의 낮은 가입률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가입된 상품조차 제대로 운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원리금보장 비중이 지나칠 정도로 높다. 퇴직연금의 경우 원리금보장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말 91.4%로 투자자산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연금저축도 별반 다르지 않다. 금융권역별 연금저축 상품의 가입비중을 보면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이 가장 크다. 연금저축보험은 공시이율에 따라 금리가 결정되는 원금보장 상품이다. 연금자산이 극단적으로 안전자산에만 배분돼 있고, 그마저도 국내 자산에만 투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투자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자산으로만 운용하는 것은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장기투자자산의 수익률을 보면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개인연금의 수익률은 지난해 연초 이후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0.8%에 그쳤다. 연금저축, 장기주택마련펀드, 퇴직연금은 2% 안팎의 성과를 기록했지만 개인연금은 국채 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든 것이다.



반면 글로벌 증시는 연초 이후 18.5%나 상승했다. 연금자산 일부를 해외 자산에 배분했다면 전체 포트폴리오의 장기성과를 제고시킬 수 있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2014년 연금자산을 포함해 장기투자 자산의 투자전략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자산별로 살펴보면 우선 채권금리는 우상향을 예상한다. 금융위기 이후 비정상적으로 낮아진 금리가 정상화되는 길목에 있기 때문에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지난달 미국 FOMC가 밝힌 테이퍼링 스케쥴 역시 금리 상승 흐름에 힘을 보탤 것이다. 물론 금리상승이 지난해처럼 급격하게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경기회복 신호와 함께 완만한 상승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 금리의 상승은 주식의 상대적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다. 투자지역별로는 선진국 시장의 전망이 밝다. 테이퍼링 이슈에도 선진국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실물경기 회복이 진행되며 펀더멘털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한가지 요인이다.

반면 신흥시장은 여전히 경계하는 시선이 우세하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태국 등 일부 신흥국들의 경우 정정불안이 경제활동 위축으로 이어지고, 국제 신용평가사의 등급 전망도 부정적이어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다만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한 경기 확장세가 이어지고 테이퍼링이 완급조절을 하며 진행된다면 올해 하반기에는 위험자산 선호가 신흥국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대외수지, 실물경기 등 펀더멘털에 따른 투자 매력도에서 우위에 있는 신흥국으로 접근하는 것이 유효할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쿠폰금리가 높은 회사채, 펀더멘털이 양호한 신흥국 국채 역시 투자 매력이 있다. 다만 일부 국가의 경우 여전히 인플레 위험에 놓여 있고,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보수적 통화정책을 펴고 있다. 여기에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이는 경우라면 테이퍼링의 속도 추이를 점검하면서, 투자국가의 인플레 압력을 자세히 관찰한 후 투자시기를 저울질할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올해는 잠자는 연금자산을 깨워야 한다. 그리고 내게 맞는 투자전략을 통해 연금자산을 새롭게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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