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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TORY] 양형남 에듀윌 대표

"서민·늦깎이 학생 質좋은 교육 서비스 위해 아낌없이 투자" <BR>자격증 준비하는 서민들 대상 재택 근무·컴퓨터 기술 지원<BR>분기별 우수 직원들 해외여행<br> 소외계층에 교재 무상 지원도



'일계지손 연계지익(日計之損 年計之益)' 이러닝(e-learning) 업체인 에듀윌 양형남(49) 대표의 명함 한 귀퉁이에 적혀 있는 글귀다. 장자(莊子) 잡편(雜篇)에 나오는 '일계지이부족(日計之而不足)이요 세계지이유여(歲計之而有餘)'에서 유래한 말로 하루를 계산해보면 손해지만 1년을 놓고 보면 이익이라는 의미다. 양 대표는 "인간관계에서 당장의 이익만 생각하면 관계가 오래가지 않지만 조금 양보하고 도움을 주면 당장은 손해가 날지언정 길게 보면 이익이 된다"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스스로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명함에 새겼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이 같은 신념을 갖게 된 것은 공인중개사ㆍ사회복지사ㆍ9급 공무원ㆍ검정고시 등 주로 서민이나 늦깎이 학생들을 위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에듀윌의 사업 영역과 무관하지 않다. 가정 형편 때문에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경야독을 통해 전문 자격증을 따려는 이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는 회사다 보니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수강생들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에듀윌은 심야시간에 올라온 수강생들의 질문에 빨리 답해주기 위해 재택근무자를 선발해 운용하고 있다. 몇몇 재택근무자는 장애인고용 촉진 차원에서 장애인을 뽑았다. 수강생이 인터넷으로 공부를 하다가 화면이 끊기거나 문제가 생기면 원격으로 고객 컴퓨터에 들어가서 처리해주는 기술지원서비스를 새벽 2시까지 제공하고 있다. 새벽까지 서비스를 하려면 기술인력이 주간 때보다 50% 이상 더 투입되고 비용부담도 크지만 양 대표는 고객만족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여긴다. 그는 "수강생들에게 서비스 한가지를 더 제공하려면 노동력과 비용이 추가돼 손실이지만 합격한 뒤 입소문을 내면 회원이 늘어나니 회사로서는 이익"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에듀윌의 매출과 회원 수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특히 최근 3~4년 간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2008년 54억원이던 매출이 2009년 120억원으로 뛰었고, 지난해에는 250억원으로 늘어났다. 전체 회원 수는 100만명에 달한다. 2008년 50여명이던 직원이 지금은 170여명을 헤아린다. 최근의 급성장 비결에 대해 양 대표는 "직원들이 변화에 적응을 해나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면 직원들이 주춤거리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훈련이 돼서 시도하면 곧바로 결과물이 나온다는 것이다. 지금은 국내 성인교육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이 됐지만 에듀윌의 출발은 초라했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양 대표는 졸업 후 지인을 도와 중국 관련 사업을 하다가 1992년 서울 영등포에 검정고시ㆍ공인중개사 대비 학원인 '국가고시 교육원'을 차렸다. 대학 선배나 동료들이 주로 교직에 몸담고 있어 교육분야가 친근했다는 게 학원을 차린 이유다. 직원은 자신을 포함해 3명이 전부였고, 수강생은 4~5명에 불과했다. 통신판매로 수험서도 팔았지만 첫 해에는 매출이 거의 없었다. 직장을 다니던 아내의 월급으로 생활하고, 직원 급여를 줬다. 양 대표는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세워서 시작한 것도 아니고 교육분야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면서 "수업료를 내고 사업을 배우는 과정이었다"라고 회고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사정이 점차 나아지기 시작했다. 규모는 작았지만 학원 설립 이듬해부터 흑자로 돌아섰고 큰 폭은 아니지만 매출은 해마다 증가했다. 하지만 양 대표는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기 보다는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식의 안정적인 성장 방식을 택했다. 그래서 외환위기도 큰 어려움 없이 넘겼다. 에듀윌의 퀀텀점프는 2002년에 시작됐다. 갑자기 상담센터로 문의전화가 쇄도했다. 상담원 1명이 하루에 100~150통씩 처리해야 할 정도였다. 직원을 20~30명 더 뽑았다. 10억원 정도에 불과하던 매출도 20억원으로 뛰었다. 그러나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매출과 직원이 늘면서 회사는 '성장통'을 앓기 시작했다. 양 대표는 "직원이 늘자 사무실을 두 군데로 나눠서 운영했는데 관리가 잘 안됐다"면서 "회사가 키우던 인기 강사가 독립해서 회사를 차리고 주요 부서 팀장과 직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조직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불만을 가진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갔고, 남아 있는 직원들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조직을 정비해 나갔다. 인원이 빠져나가더라도 새로 충원하지 않았다. 2003년에는 사명도 에듀윌로 바꿨다. 포털사이트에 검정고시 콘텐츠를 독점 공급하고, 공무원 온라인 교육과정을 론칭하면서 경영이 빠른 속도로 정상화됐다. 당시의 경험을 거울삼아 양 대표는 직원 처우 개선에 많은 공을 들인다. 분기별로 우수ㆍ스마일 사원을 뽑아 해외여행을 보내주고, 이들 중에 뽑힌 최우수사원은 1,000만원의 상금을 준다. 직원 입사일도 꼭 챙기고, 입사월이 같은 직원들과 식사를 함께 하면서 소통하려고 애쓴다. 양 대표는 "대기업에 비해 급여나 복지제도가 미흡할 수 있지만 현재 여건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처우를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직원들이 손발이나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일하게 하면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이다. 2005년부터 저소득층 자녀와 대안학교 학생, 탈북청소년, 소년원생, 미혼모 등 소외계층에게 동영상 검정고시 강의와 교재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반딧불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에듀윌의 온라인 교육을 받은 모지역 소년원생 25명이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하기도 했다. 매달 지방자치단체 한 곳을 선정해 저소득층에게 제공할 쌀 100포대를 기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장학재단을 설립해 중학생 10명에게 생활비를 지급하고 있다. 앞으로 고등학생과 대학생으로까지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양 대표는 "뭐든지 작은 일이라도 실행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오래 전부터 조금씩 해왔기 때문에 가능했지 돈 많이 번 뒤에 하겠다고 미뤘으면 (장학사업을)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대표의 이메일 주소는 'yang500'이다. 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머지 않아 그의 이메일 주소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양 대표는 "국내 성인교육시장이 작다고 하는데 할 것이 무궁무진하다"면서 "500억원이 아니라 1,000억원, 2,000억원의 매출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선 "올해 매출 목표가 500억원인데 달성하면 이메일 주소를 바꿀 생각"이라며 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양형남 대표는
▦1962년 서울 ▦1990년 한양대 영문과 졸업 ▦한성대 디지털중소기업대학원 석사 ▦중앙대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인적자원개발 정책 전공) ▦1992년 국가고시교육원 설립 ▦2003년 ㈜에듀윌 대표(현) ▦한국이러닝산업협회 부회장(현) ▦이노비즈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부회장(현) ▦서울상공회의소 구로구상공회 이사(현) ▦서울디지털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 부회장(현)
국가공인 자격증·공무원 시험 교재 출판 주력

■에듀윌은… 최근 학점은행·직무교육 등으로 사업 확장 에듀윌은 공인중개사와 주택관리사ㆍ직업상담사와 같은 국가공인 자격증과 9급ㆍ경찰 등 공무원 시험을 전문으로 하지만 학점은행ㆍ직무교육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아 원격으로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에듀윌 원격평생교육원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체를 대상으로 한 직무교육도 시작했다. 기업과 협의해 커리큘럼을 만들어 임직원을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주로 대인관계나 업무수행ㆍ조직관리ㆍ성과관리ㆍ변화관리 등 리더십과 관련된 내용이 위주다. 출판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자격증과 공무원시험 관련 서적 100여종을 출간했는데 올해는 최소 200종 이상 발간할 계획이다. 양 대표는 "교육사업은 출판과 학원, 온라인 사이트가 맞물려 돌아가야 시너지가 크다"면서 "근간이 되는 것이 출판"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인사교육취업 전문 월간지인 '인재경영'을 인수해 재창간했다. 인재경영 인수는 인적자원개발(HRD)ㆍ학점은행제ㆍ자격증ㆍ공무원시험 등 인사ㆍ교육ㆍ취업 분야를 모두 아우르고 있는 에듀윌을 알리는 데 제격이라고 판단해서다. 중국ㆍ싱가포르ㆍ미국 등 해외 진출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일단 신규사업으로 중국 비즈니스 연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중국 기업과 대학을 견학하면서 공부하는 프로그램이다. 양 대표는 "횡적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종적으로는 새로운 자격증 아이템을 발굴하는 등 수직ㆍ수평계열화를 추진할 것"이라면서 "성인교육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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