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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역전기사업제, 내년 1월 전력 첫 공급
입력2004-11-18 16:46:46
수정
2004.11.18 16:46:46
소규모 열병합 발전기 도입 전기생산·판매<BR>사업설명회 3,00여명 몰려 투자열기 후끈
구역전기사업제, 내년 1월 전력 첫 공급
소규모 열병합 발전기 도입 전기생산·판매사업설명회 3,000여명 몰려 투자열기 후끈
지난 2001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비상사태’가 선포된다. 거리는 온통 어둠에 잠겼다. 전기공급이 끊기는 단전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시민들은 몸을 떨었고 상인들은 약탈 가능성에 바짝 긴장했다.
그런데 도심 일부를 비롯해 몇몇 지역은 끄덕 없었다. 전기도 공급돼 밝은 세상을 만끽했다. 소규모 전기판매업자들이 자체 열병합발전기를 보유, 지역(Community)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처럼 단위지역에 1,000kW 내외의 소규모 열병합발전기를 도입, 싼 값에 전기를 공급하는 ‘구역전기사업제(Community Energy Serviceㆍ이하 CES)’가 활성화 돼 전력공급의 안정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
CES는 세가지 강점을 갖고 있다. 우선 전력시장의 독점성을 누그러뜨리며 경쟁체제 강화에 한 몫한다. 소비자는 경쟁에 따른 전기료 인하 등의 혜택을 누린다. 두 번째는 친환경적이라는 점. 연료가 청정연료여서 공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세번째는 국가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대규모 발전소와 송ㆍ배전 시설에 들어갈 예산이 복지 분야로 전용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독점체제 완화와 에너지 효율성 증대, 비용 감소, 환경친화력 향상 등을 통해 전력혁명의 첨병이 될 CES가 지난 7월 전기사업법 개정과 함께 닻을 올렸다.
◇CES, 어떤 제도인가=지금까지는 발전사업자가 전력을 생산하면 전력거래소를 통해 한전이 이를 사들여 소비자들에게 판매했다. 한전만이 유일하게 전기를 팔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전기사업법 개정을 통해 탄생한 CES에 따라, CES사업자는 직접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정부로부터 CES 사업자로 허가를 취득하면 자체적으로 소규모 열병합발전기를 도입, 전기를 생산하고 팔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선 아파트단지, 병원, 학교, 스포츠시설 등 비교적 전력소모량이 많은 소비자를 고객으로 확보해야 한다.
CES는 기존에 에너지관리공단이 에너지효율성 증대를 위해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을 통해 소규모 열병합발전시설을 아파트 등 집단 주거지역에 도입했던 사업모델과 비슷하다.
다른 게 있다면 ESCO 사업에선 열병합발전시설의 소유자가 아파트 주민이 돼 에너지절감비용으로 시설비를 상환하지만 CES에선 민간사업자가 돈을 투자, 에너지절감과 전기판매 마진을 통해 사업을 이끌어 나가는 것 뿐이다.
정부는 CES 사업자가 상대적으로 한전의 판매가격이 높은 일반용ㆍ주택용 전력부문에서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 CES 사업자의 발전설비용량 상한선을 3만5,000Kw로 설정해 놓고 있다.
현재 코스닥 등록기업인 케너텍이 1호 사업자로 선정돼 내년부터 서울시 사당동 극동ㆍ우성ㆍ신동아 아파트 등 4,000여 세대에 전기를 공급하게 된다. 산업자원부의 사업설명회에는 CES사업의 수익성을 반영한 듯 무려 300여개 업체가 몰려 들어 성황을 이뤘다.
◇전력혁명 이끌 CES=CES가 활성화 되면 따로 한전을 분할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전력시장에 경쟁체제가 도입된다. 각 CES 사업자들은 사업 성공을 위해 값싼 전기를 생산, 소비자 확보에 나설 수 밖에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쟁이 확대되면 한전 역시 인위적 개편을 추진하지 않아도 자율적으로 분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거의 모든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 에너지효율성 극대화가 국가적 과제임을 감안하면 CES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게 될 것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대형 화력 및 원자력발전소는 현재 대부분 해안에 위치하고 있는 반면 전력 수요는 수도권 등 내륙에 집중돼 있? 따라서 송전선로 건설비용 및 송전손실 등으로 막대한 국익이 빠져나가고 있다.
그러나 CES가 전국 곳곳의 전력수요 접점에서 전기를 공급하게 되면 이 같은 비용이 고스란히 절약된다. 아파트, 대형병원 등 지하에 소규모 열병합발전기를 설치하면 국토이용 효율성도 높아지는 동시에 난방비도 절감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여름철 피크타임의 전력 과부하 해소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대부분의 열병합발전기가 청정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함에 따라 환경오염을 줄여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에도 기여할 것이란 게 정부와 학계,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에너지관리공단은 “CES가 활성화되면 전력안정성 및 이용효율성 증대와 환경오염 감소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 이라고 기대했다.
◇CES의 걸림돌=정부는 중장기적으로 CES 사업자를 1,000여개까지 확대하면 전력시장 효율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CES 정착에 는 걸림돌이 적지 않아 초기 단계부터 난관?봉착하고 있다.
가장 큰 벽은 한전과의 중복 문제. 정부는 CES 사업자 허가를 신규 전력수요 지역에만 내주고 기존 전력공급 지역은 배제했다.
또 CES사업자가 ‘자신이 공급할 구역의 최대전력수요의 70% 이상을 충당할 수 있는 설비능력을 구비하도록’ 한 조항도 사업자의 부담을 가중시켜 CES 확산을 막고 있다.
중소기업의 한 관계자는 “CES 사업자가 늘면 한전 및 전력사업 효율화에도 도움이 되고 중소기업의 신규사업 확대 및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며 “정부가 과거의 사고방식을 벗고 새로운 전력산업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데 실질적 뒷받침을 해달라”고 말했다.
손철기자 runiron@sed.co.kr
입력시간 : 2004-11-1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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