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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이승호 핸디소프트 팀장
입력1999-03-26 00:00:00
수정
1999.03.26 00:00:00
서울경제신문과 한국과학재단이 제정한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제 24회 수상자로 핸디소프트의 이승호 팀장이 선정됐다. 李팀장은 국내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그룹웨어인 「핸디*오피스」를 개발, 보급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상을 받았다. 그의 연구활동을 소개한다.이승호 팀장은 중학생 시절 TV에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보고 무한한 우주를 탐험하는 우주비행사가 되어야 겠다고 결심했다. 초등학생 시절 생각했던 과학자의 꿈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그러나 고등학생이 되면서 그 꿈은 너무 쉽게 깨어졌다. 한국에서는 도저히 우주비행사가 될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달은 것이다.
당시 국내 어느 대학을 눈여겨 봐도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해 다녀야 할 학과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우주공학과가 없었던 것이다.
또 우주비행사가 되려면 차라리 공군 전투기 조종사가 낫지, 과학자는 우주선을 조종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과학자는 우주에 나가지 않고 지구의 관제센터에 남아 우주 비행을 원격 지원한다는 것이다.
그는 진로를 바꿔 컴퓨터를 택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고 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과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았다. 한국과학기술원에서 만난 김진형(金鎭衡)교수(현재 연구개발정보센터 소장)는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
『작곡가가 머리에 떠오른 음률을 오선지에 표현할 수 있듯이, 진정한 프로그래머는 생각한 것을 프로그램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거나 『너희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식이다.
李팀장에게 미친 金교수의 영향 가운데 큰 것이 실용주의다. 金교수는 실용화 과제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과제를 진행하면서 『항상 사용자들이 얼마나 쉽고 편리하게 쓰느냐에 대해 연구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李팀장은 「전산학은 과학이 아니라 공학」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과학자는 프로그램에서 문제(버그)를 발견하면 끝까지 그 원인을 찾아 해결하지만, 공학자는 다른 방법으로 프로그래밍하여 문제를 피해 나간다는 것이다.
그는 박사 학위를 마친 뒤 대학에 남거나 연구소로 가겠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고, 「핸디소프트」라는 작은 벤처기업을 택했다. 전산학과 6년 선배인 안영경(安英景)사장이 91년 핸디소프트를 창업하면서 그를 부른 것이다.
핸디소프트의 경영 이념은 「누구에게나 쉽고 편리한 정보기술의 실현」이다. 이것이 곧 「핸디」(HANDY)라는 것이다. 李팀장이 개발한 「핸디*오피스」에도 이 「핸디」 정신이 물씬 풍겨 나온다.
핸디소프트의 직원들은 연휴를 싫어한다. 연휴가 되면 「핸디」 제품을 쓰고 있는 기관을 찾아 유지 보수와 성능 향상 서비스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평일에는 고객의 업무에 불편을 주기 때문에 주전산기를 멈출 수 있는 연휴를 골라 작업을 하는 것이다.
이처럼 연휴를 골라 힘든 작업을 하는 것은 물론, 평소에도 퇴근이 늦기 때문에 이승호팀장의 팀이 함께 모여 한 잔 술의 즐거움과 노래방의 열기를 즐길 여유가 별로 없는 편이다.
그러나 일단 노래방에 갔다하면 그는 김창남의 「선녀와 나뭇꾼」을 불러 다른 사람들을 질리게 만든다. 노래를 너무 잘 불러서가 아니라, 다른 노래는 부르지 않고 「선녀와 나뭇꾼」만 부르기 때문에 질리는 것이다.
팀원들은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보라』고 채근하지만, 「선녀」에 대한 그의 집요한 사랑은 「일편단심 민들레」다. 평소에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은 그에게 아내 구지연氏는 선녀와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허두영 기자】
李承豪 팀장은 깨끗한 용모로 고객을 대하는 인터페이스(인상·예절)가 상당히 세련돼 있다. 그가 개발한 「핸디*오피스」도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기능이 탁월하다.【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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