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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불안과 새 정부
입력2003-02-03 00:00:00
수정
2003.02.03 00:00:00
국내 경제여건이 심상치않다. 미국이 이라크를 조만간 공격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안정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국제 유가가 폭등하며 배럴당 30달러에 육박하면서 물가 오름세를 한층 부채질하고 있다. 강추위와 설 성수품 수요 증가 등의 요인까지 겹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6% 상승하며 3개월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1일 산업자원부가 잠정집계한 1월 수출입실적(통관기준)에 따르면 수출은 144억8,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113억8,300만달러)보다 27.3% 늘었다.
수입은 지난해 1월에 비해 27.4% 증가한 144억3,800만달러를 기록,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이전보다 크게 떨어진 4,800만달러에 그쳤다. 문제는 원유 등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향후 흑자기조 유지를 장담할수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다 주가 폭락현상이 지속되고 은행 예금금리도 매우 낮아 시중 자금들이 국고채로 대거 몰리며 원활한 자금유통에 차질을 빚고 있다.
최근의 국내 경제상황은 국제통화기금(IMF)사태이후 가장 어려운 고비에 처하고 있다는 것이 많은 기업인들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경제정책 대응은 아직 공식적으로 뚜렷한 것이 없다.
DJ정부와 새 정부측은 정권 이양과 인수문제에만 얽메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새정부쪽은 이 과정에서 `동북아 허브모델` 등 기존 정책결정 부분에 대해 심각한 입장차이를 보이는 등 정책혼선을 야기하면서 경제불안을 부추기는 듯한 모습이다.
기계부품을 생산하는 안산지역의 L사장은 “인수위가 몇 년동안의 의사결정 과정 등을 거쳐 내린 기존 정책에 대해 너무 성급한 결정을 내리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새정부측이 가뜩이나 어려운 현 경제상황에 초점을 맞춰 기존 정부측과 협의하고 대책마련에 나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국민의 관심은 인수위를 중심으로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측에 맞춰져 있다.
아직 새 정부 출범이 한달가량 남아있지만 정책결정에 관련된 `힘`이 인수위 등에 쏠려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인수위와 노 당선자측은 현 정부측과 성급한 판단 등으로 정책혼선을 야기하는 것보다는 현재의 경제불안정 상황을 함께 고민하고 대처하려는 자세를 먼저 보여줘야 할 것이다.
핵문제 등 정치ㆍ외교적 현안문제에 많은 신경을 빼앗기고 있는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의 경제상황 역시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고 곧 출범할 새 정부가 맡아야 할 커다란 숙제가 될 것이다.
인수위와 노 당선자측이 따라서 최근의 경제불안 환경에 지금부터라도 보다 적극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남문현(정치부 차장) moon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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