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잇달아 외화자금 유치에 성공함에 따라 은행권의 외화유동성 사정이 서서히 개선되고 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달 들어 총 1억3,000만달러 규모의 외화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 CP 만기도 1개월부터 6개월까지로 다양하다. 산업은행이 발행한 외화CP는 ▦US 달러 CP 6,300만달러 ▦유로 CP 6,700만달러 등이다. 산업은행은 외화CP 발행은 물론 8,100만달러의 신규 자금 차입 및 기존 채무에 대한 만기연장 등을 포함해 총 1억4,100만달러의 단기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아울러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은 다음달 중순 각각 10억달러 규모의 외화채권을 공모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내년 초에는 국제금융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음달 중순 발행을 목표로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신한은행도 이달에만 1억3,000만달러의 기존 채무에 대한 만기 연장에 성공했고 1개월짜리 7,000만달러와 3개월짜리 3,000만달러를 신규로 차입했다. 국민은행은 한국ING생명 지분 14.9% 전량을 합작 파트너인 ING그룹에 매각, 약 2억5,000만달러를 확보하게 됐다. 금융계 전문가들은 시중은행들이 이 같은 신규 외화 차입을 통해 외화유동성을 계속 확대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은행권이 연말 자금을 확보한 만큼 내년 초까지는 외화유동성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물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금리가 떨어짐에 따라 정부도 내년 초 대규모 외평채를 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외평채 발행한도를 올해 15조원에서 20조6,000억원으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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