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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서 이공계 여성 리더 클 수 있게 해야죠"

송정희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장

기술혁신형 중기 인력 부족률 7%

경단녀 발굴 커리어 컨설팅 통해 재취업 성공사례 늘려나갈 것

육아, 사회적 지원서 해결책 모색… "쉽게 경력 포기 말라" 당부도


"중소기업에서 여성 인재들이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가 산업체와 이공계 전공 여성 간에 연결고리가 되겠습니다."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송정희(56·사진)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장은 산업체와 이공계 여성들을 연계한 프로젝트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여공은 정부출연연구소 등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여성 연구개발(R&D) 인력 확충사업과는 차별화해 민간기업과 여성 인재를 연계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부처 간 중복사업은 피하고 중소·중견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자는 게 협회가 지향하는 목표다.

미국 카네기멜론대 전기·컴퓨터공학 박사로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부장, 서울시 정보화기획단장, KT 부사장을 지낸 송 회장은 지난 2월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장으로 취임했다.

송 회장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의 경우 이공계 인력 부족률이 7% 정도로 산업체 평균 인력 부족률의 2배 이상에 이르고 있다"며 "과거보다 여성 기피현상이 현저하게 줄어 기업에서 이공계 여성을 채용하려 하지만 산업단지 등 생산현장에는 여성 화장실조차 없는 기업도 있어 근무경험이 없는 여성들은 첫인상에 지레 겁먹고 취업을 포기하고 만다. 기업이 최소한의 여성 친화적 공간 마련 등 변화를 모색해나간다면 이공계 여성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회장은 올해 세 가지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첫째는 경력단절 여성의 취업지원을 위한 연구·홍보 사업, 둘째는 산업체 근무 여성들을 위한 멘토링 사업으로 경력단절 방지를 위한 프로그램이다. 셋째는 이공계 여성 채용을 희망하는 수요기업들을 발굴하고 기업체의 여성 친화력 수준 단계별로 등급을 매기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협회는 이공계 전공자 중 경력단절 여성을 발굴해 커리어 컨설팅을 거쳐 개인별 취약점 보완을 위한 교육을 집중 지원하고 적합한 기업체를 찾아 끊어진 경력을 잇는 작업을 통해 재취업 성공사례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우선적으로 경기·대전·창원 등 전국의 테크노파크 입주 중소기업을 타깃으로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개발 등 이공계 여성들을 위한 맞춤형 취업지원에 나서고 있다.

송 회장은 후배들의 변화도 주문했다. 그는 "경력단절 시기를 보면 대부분 출산·육아·자녀교육이 맞물리는 여성의 생애과정에서 겪는 과정"이라며 "아이는 사회와 마을이 키우는 것이라는 힐러리 클린턴의 말처럼 여성들이 '내 아이는 내가 꼭 키운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사회적 지원의 틀 안에서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이공계 여성의 경우 R&D 현장으로 복귀가 어렵다고 경력을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재취업에 관심이 있다면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일은 꽤 있다"며 "연구관리, 기술지원, 특허분석, 기술영업·마케팅 등 이공계 전공자들이 더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직무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재취업의 문은 훨씬 더 넓게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공에 대한 애정도 강조했다. 그는 "이공계 전공 여성 중 적성과 맞지 않다고 전공분야 취업을 포기하는 비율이 인문계보다 더 높다"며 "전공은 나의 뿌리와 같은 것으로 대학입학 당시 전공을 선택했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마음을 되새긴다면 자신의 경력관리는 한결 더 깊어져 어느새 전문가로 커가고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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