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자로 제조업체인 도시바가 국내 풍력1호 기업인 유니슨에게 400억원을 전환사채(CB)로 출자한 것을 둘러싸고 ‘단순투자’‘M&A’라는 주장이 엇갈려 진실을 둘러싸고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증권시장에서는 유니슨이 상한가로 마감하고 다른 풍력 관련주들도 호재 삼아 덩달아 급등하는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니슨은 일본 도시바를 대상으로 4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표면 이자율은 0%로 유니슨은 만기일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평균해 만기이자를 도시바에 제공한다. 목적은 운영자금 마련으로 유니슨은 앞으로 유입된 자금을 사채 상환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부분에 관심이 높은 도시바가 재무적 투자자로 대규모 자금을 출자하며 유니슨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와 관련 23일 유니슨은 도시바와 전략적 파트너 십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김두훈 유니슨 대표는 이에 대해“전략적 파트너 십 구축을 위해 23일 도시바와 전략적 제휴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면서 “이는 도시바와 유니슨이 손 잡고 풍력 등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진출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증시 일각에서는 단순한 파트너 십 구축을 넘어서 도시바가 유니슨을 M&A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발행 후 1년이 지나고 도시바가 CB를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30% 이상의 지분율을 기록하며 기존 최대주주인 이 회장보다 많은 주식을 소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현재 보유 지분이 채권단에 담보로 묶인 이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손을 뗐고 또 도시바가 최근 기업실사를 했다고 알려지며 도시바를 대상으로 한 CB 발행이 앞으로 M&A를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의문도 차츰 고개를 들고 있다. 유니슨 측 고위 관계자는“이 회장의 지분을 모두 채권단에 담보로 맡겨진 상황”이라면서 “현재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라고 말했다. 여기에 한 때 40%를 웃돌던 이 회장의 보유 지분율이 매년 줄어들어 현재 20%대로 떨어진 부분도 유니슨이 도시바에 M&A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힘을 싣고 있다. 유니슨이 16일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이 회장의 지분율은 22.48%로 지난 2008년 3월 25일(41.50%)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한 코스닥시장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보유 지분율을 지속적으로 줄였고, 도시바가 CB를 보통주로 전환할 시 회사 주인의 자리에 오른다는 점에서 앞으로 보유주식양수도 계약 등의 M&A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도시바가 CB 투자로 회사 재무구조를 좋게 한 뒤 주식을 양수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최근 CB 인수로 회사를 M&A하려는 움직임이 종종 나타나고 있다”면서 “현재 M&A에 부담을 느낀 도시바가 조건부 인수라는 형태로 유니슨 경영권을 가져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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