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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당선자 양대노총 방문 배경ㆍ의미] ‘노사갈등 해소’ 최대현안 인식
입력2003-02-13 00:00:00
수정
2003.02.13 00:00:00
박동석 기자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이번주초 손길승 전경련회장을 면담한데 이어 13일 노동계의 양대 산맥인 한국노총와 민주노총을 잇따라 방문하는 등 노사 끌어안기에 나섰다.
특히 대통령 당선자 신분으로 노동계를 직접 방문한 것은 노 당선자가 처음이다.
노 당선자가 노동계를 인수위 사무실로 불러들이지 않고 직접 찾아가 만난 이유는 노동문제 해결의 절박함 때문이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는 미국 등 선진국 경기침체, 이라크전쟁 임박, 무디스의 신용등급전망 하향 조정, 고유가, 물가불안 등 수많은 난제에 휩싸여 있다. 주변이 온통 지뢰밭이다. 더구나 최근 들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노사관계가 경제와 사회를 해칠 수 있는 최대 복병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노 당선자는 정부 출범이전에 노사관계를 우호적으로 설정하지않고는 동북아 경제 중심국가 건설, 정치개혁 등 국정의제(아젠다)실천이 수포로 돌아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노 당선자가 다른 문제에 앞서 노동현안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 것도 이 때문이다.
◇산적한 노동현안 = 노동문제는 새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해결해야 할 가장 벅찬 현안이다. 재계와 양대 노총은 벌써부터 올해 임금 가이드라인을 놓고 혈전을 벌일 태세다. 사용자 단체인 경총이 제시한 적정 임금 인상률이 4.3%인 반면 민노총은 11.1%, 한노총은 11.4%를 각각 주장하고 있어 갭을 줄이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 근로자 분신 자살사건은 2달이 넘도록 해결의 실마리도 찾지 못한 채 노사갈등을 폭발직전까지 몰고가고 있다. 민주노총은 노 당선자가 취임하는 날인 25일 전까지 두산중공업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24일 파업 찬반투표를 벌여 총력투쟁에 나서기로 선언한 상황이다. 이외에도
▲비정규직 근로자 차별 철폐,
▲공무원 노조 허용,
▲주 5일 근무제,
▲외국인 근로자 고용 허가제 도입,
▲산별노조전환,
▲노조의 경영 참여등 새 정부가 노(勞)와 사(私)를 다독여가며 풀어야 할 과제는 적지않다.
◇노조도 개혁해야 = 노 당선자가 이에 대해 제시한 키워드는 `글로벌 스탠다드`다. 과거와 같이 시끄러운 문제는 외부에 드러나지 않도록 이면계약이나 곶감주기식으로 문제에 접근했다가는 더 큰 부작용을 불러올 것이란 판단이다. 노동문제 하나하나가 민감한 사안들인데 어느 한 편의 손만 들어줄 수도 없다는 말도 강조됐다.
그가 말한 글로벌 스탠다드는 법과 원칙, 합리성을 잣대로 노동문제를 풀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노 당선자는 한국노총을 방문한 자리에서 “사회 분열과 불신, 분열이 심각하다”며 “각계가 양보하고 수렴하는 노력이 필요한데 국민통합과 합리적인 결론을 위해 서로의 가지 혁신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도 시대의 변화에 맞춰 개혁을 해야만 살 수 있다는 메시지다.
◇타협의 시대 가능할까 = 노 당선자는 또 “그간 노동운동은 민주화 과정과 결합돼 부조리와의 투쟁이었고 불합리한 법과 제도를 고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전부 또는 전무 라는 강경한 투쟁의 시대를 거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젠)대화와 타협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조화,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사간에 이런 새로운 문화를 축적해야만 모두가 성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노 당선자는 “합리적인 대화가 가능하도록 타협의 시대로 가자”고 제안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도 노 당선자에 지지의 뜻을 전했다.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은 “노동자 서민대중에게 많은 것을 해주겠다고 약속한 노당선자의 초심을 지켜보고 (이를)지지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나 노 당선자가 지난 18일 국민과의 TV토론이나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등과의 간담회에서 말한 `해고가 자유로운 나라`와 양대 노총이 해석하는 노 당선자의 `초심`사이에는 여전히 거리감이 느껴진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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