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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모조리 IMF이전으로?
입력1999-12-07 00:00:00
수정
1999.12.07 00:00:00
외국인들은 한국 경제에 대해 찬사를 보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2년만에 다시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저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3·4분기 경제성장률이 12.3%에 이르고 연간 경제성장률도 10%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니 놀랄 만하다. 외환보유액이 700억달러를 넘어섰고 올해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금액도 사상 최고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순이익이 웬만한 재벌그룹 전체의 매출액과 맞먹는 3조~4조원 규모에 이를 정도로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호전되면서 종합주가지수는 1,000포인트를 넘나들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열기는 더욱 심해 몇개월만에 수십배씩 주가가 뛰어오른 기업들이 즐비하다. 수십, 수백억원씩 돈을 번 벤처기업가들이 적지않고 1년에 몇억원씩 챙겨가는 증권업 종사자들이 주변에 널려있다.
언제 IMF 위기를 겪은 적이 있었는가 싶을 정도다. 이런 모습에 고무된 정부는 IMF 2년을 맞아 아예 IMF위기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공식 선언하고 나섰다.
외형상으론 IMF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할 만하다.
하지만 지난 2년간 한국 경제의 시스템이 얼마나 바뀌었는가를 놓고보면 여전히 불안한 실정이다. 은행의 경우 막대한 공적 자금을 투입해 자기자본비율을 겨우 맞춰놓았지만 은행시스템이 IMF 이전과 달라졌다고 느낄만한 부분은 거의 없다. 은행의 몸사리기, 눈치보기만 더욱 심해졌을 뿐이다.
재벌개혁은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다. 증시 호황을 틈탄 대규모 증자로 겨우 부채비율 감축이라는 외형적 성과만 일부 거두었을뿐 질적인 변화의 기미는 찾아볼 수 없다. 지배구조 문제는 물건너간 실정이다.
IMF 초기에 요란하게 떠들었던 정부개혁, 부패구조 청산 등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막연하다. 노사관계 역시 위기상황에서의 합의사항은 까맣게 잊은듯 각자 입장만 고집하는 옛날로 돌아가버렸다.
IMF 위기란게 없었던 것처럼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IMF 위기를 불러온 구조적 문제점의 개선은 이뤄지지 않은채 양적인 경제성장의 회복으로 의기양양해 있는 모습이다.
더욱 불안한 것은 모든게 IMF 이전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같은 상황이다. 경제가 IMF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IMF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고질병들까지 원상회복되는 느낌이다. 심지어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투신사의 새 경영진으로 전직 관료들이 입성한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금융산업을 멍들게 만들었던 정부의 낙하산 인사라는 망령(妄靈)까지 되살리려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IMF 위기의 진정한 탈출은 잘못된 시스템과 사고방식의 개선으로 이뤄지는 것이지, 양적인 경제회복으로 달성되는게 아니라는 점을 어느새 잊어버린 것 같다.
것같다.BOB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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