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 사이버오로의 해설은 강훈9단이 맡았다. 그는 해설실에 한창규 리포터와 함께 있다가 자주 기사실로 나와 ‘87트리오’의 연구를 참조했다. 기사실에는 윤준상과 이영구에 이어 홍성지4단까지 나와서 이지현 3단과 함께 정밀한 검토를 하고 있었다. 이들 4인은 월간‘바둑’의 집중분석을 의뢰받고 있었다. 장쉬가 백34로 막는 수를 보고 윤준상이 말했다. “일본의 5관왕이라는 사람이 기본기가 아주 부족하구나.” 얘기인즉 참고도1의 백1로 급소일격을 먼저 하고 비로소 3에 잇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었다는 것이었다. 이곳은 매우 미묘한 자리였다. 실전의 백34로 그냥 이어두면 장차 백이 가에 끊어 흑 3점을 잡는 후속수단이 백의 권리로 남는다. 그러나 흑이 먼저 나에 둘 수도 있는 문제이므로 아예 백이 나를 선점하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라는 것. 더구나 나중에 백이 가에 끊어잡더라도 그것은 6집끝내기에 불과하므로 의외로 작다는 보충설명이었다. 백40은 노림을 지닌 수. 위빈은 여기서 15분을 장고하고 41로 올라섰다. 백42로 참고도2의 백2에 젖히는 것이 상당히 유력해 보인다는 강훈9단의 해설이 있었다. 백4로 끊고 백20까지 진행된다면 여기서 흑이 돌을 던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수순 가운데 흑13으로 A에 치받는 수가 있어서 아무 수도 안된다. 장쉬는 백42로 물러섰고 절호점인 흑43은 위빈의 차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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