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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도둑맞곤 못살아'
입력2002-09-26 00:00:00
수정
2002.09.26 00:00:00
평범한 말단 공무원 상태(박상면)는 식구들에게는 은근히 따돌림 받지만 가족을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장이다. 가정교사였던 상태에 반해 결혼한 마리(송선미)는 그에게는 분에 넘치는 예쁜 아내.
발명가인 아버지와 미맹 어머니의 유전자를 물려 받은 마리의 취미는 요리. 창의력은 넘치지만 맛을 못 느끼기 때문에 그녀가 만든 요리는 주위사람들에게 괴로움을 준다.
한편 강조(소지섭)는 유능한 게임 프로그래머로 명성을 얻고 있는데다 잘 생긴 외모까지 갖고 있어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남자다. 유일한 취미는 바로 도둑질. 어느날 이런 강조의 레이더에 상태의 집이 잡히고 강조의 목표가 된다. TV리모컨, 냉장고의 초밥, 3만원 등 사소한 물건들을 하나하나씩 훔쳐간다.
상태는 자신의 가정이 누군가에 의해 침범받고 있다는 생각에 분노한다. 그와 맞서기 위해 무술도 배우고, 집을 요새화하는등 필사적인 노력이 시작된다.
MBC프로덕션이 지난 97년 '꽃을 든 남자'이후 두번째로 내 놓은 영화 '도둑맞곤 못살아'는 일본에서 일어났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취미로 물건을 훔치는 엘리트와 자존심 하나로 그를 막아내는 소심한 가장과의 한판 대결'이라는 이색뉴스에 기초한다. 이 이야기를 재담꾼 '사무라이 픽션'의 사이토 히로시가 소설로 발간했다.
27일 선보일 임경수감독의 '도둑맞곤 못살아'는 경기도 화성에 3억5,000만원을 들여 만들었다는 상태의 호화저택이 허허벌판에 외롭게 서 있는 것처럼 박상면, 송선미등의 캐릭터들이 각각 따로 놀고 호흡 늦게 치고 나오는 썰렁한 허전함을 갖게 한다.
애초 감독은 도둑의 침입을 계기로 명예회복에 나선 고개 숙인 가장의 분투기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설파하려했던 것 같으나 디테일한 부분이 방향을 잃어 이도저도 아닌 작품이 된 듯 하다. 감동도 적고 한바탕 웃고 나오려 했던 관객들에게도 배꼽잡을일이 없다. 이러저러한 영화를 패러디한 와이어액션도 자주 나오다 보니 지루함마저 준다.
한편 '테란의 황제'프로게이머 임요환은 이 영화에서 강조의 직장 내 팀원으로 출연했다.'황제'의 명칭과 달리 작품에서는 테스트게임에서 계속 실패만 맛보는 형편없는 게이머로 나온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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