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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부실등록기업 저가 M&A 러시
입력2003-04-02 00:00:00
수정
2003.04.02 00:00:00
우승호 기자
코스닥 시장에서 등록기업을 10억원 안팎의 싼 가격으로 인수하는 저가 M&A(인수ㆍ합병)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들은 대부분 경영실적이 부실해 M&A 이후 퇴출되는 경우도 많아 인수자에 대한 조건과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다산씨앤드아이 최대주주는 지난 1일 지분과 경영권을 12억원에 매각했다. 주당 300원에 400만주를 팔아 넘긴 것. 다산씨앤드아이는 3월 결산법인으로 지난해 12월까지 137억원 매출에 7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00년 33억원, 2001년 235억원 적자에 이어 3년 연속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게 되자 회사를 내놓은 것이다.
경우미르피아 최대주주도 지난 2월말 82만주(지분 8.18%)를 8억원에 넘겼다. 이 회사는 지난해 결산에서 154억원 매출에 13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는 등 3년 연속 적자가 지속됐다. 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은 차입금이 50억원에 이르는 등 현금유동성에 문제가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28일 엔써커뮤니티 최대주주도 48만주(지분 19.1%)를 12억원에 팔았다. 인수자는 8억원을 차입해서 인수자금으로 사용했다. 엔써는 지난해 74억원 매출에 4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자본잠식으로 경영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회계법인은 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계속기업의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킬 만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외에 쓰리이는 3자 배정 유상증자 실권주를 11억원에 인수해 적자가 확대되고 있는 코스모씨앤티의 최대주주가 됐고,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 옌트도 15억원에 매각됐다.
한 M&A업계 대표는 “시장상황이 어려워 지면서 퇴출 위기에 놓인 기업들이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며 “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낮아지는 등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머니게임을 노리는 단기 투자자들의 인수도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퇴출된 기업 대부분이 최대주주가 바뀐 종목”이라며 투자에 주의를 당부했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저가 M&A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M&A관련 종목은 하루 이틀 반짝하다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수자의 자금력이나 대상기업의 실적 등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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