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이달 초 부동산 거품을 제거하기 위해 콜금리를 단행한 후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잇달아 올리면서도 주택담보대출을 끊임없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월 들어서도 콜금리가 인상된 지난 9일 이후 일평균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콜금리 인상 전인 8일까지의 증가액보다 많아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거품을 제거하려는 정부 의도에 적극 호응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집담보 대출경쟁에 대한 추가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본지가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외환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콜금리 인상 이후 주택담보대출 일일동향을 점검한 결과 콜금리가 인상된 이후인 9일부터 15일까지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순증액은 무려 8,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6월 들어 콜금리가 인상일인 8일까지 유입된 6,971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특히 외환은행을 비롯한 모든 은행에서 고르게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하고 있어 은행간 과열된 대출경쟁이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을 늘리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가장 뚜렷한 은행은 리딩뱅크인 국민은행이었다. 국민은행은 5월 한달 동안 1조449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늘린 데 이어 6월 들어서도 8일까지 1,956억원을 늘렸고 콜금리 인상 이후에도 1주일 사이에 무려 2,876억원의 신규 대출을 줬다. 대출경쟁에 불을 댕긴 우리은행도 순증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대출 순증액은 5개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5월 1조3,891억원을 늘린 우리은행은 6월 들어 8일까지 3,085억원, 9일부터 15일까지 2,901억원어치를 늘렸다. 5월에 3,386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늘린 하나은행도 6월 들어 8일까지 1,074억원, 9일부터 15일까지 1,444억원을 늘려 가파른 증가추세를 이어갔다. 통합 이후 내부정비에 주력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6월 들어 8일까지 1,292억원, 이후 15일까지 954억원어치를 늘렸지만 순증 규모는 줄어들었다. 매각을 앞두고 노사갈등에 휩싸인 외환은행은 5월에 121억원어치를 늘렸지만 6월 들어서는 611억원의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콜금리를 올리고 일부 은행이 우대금리를 낮추는 조치를 취했지만 주택담보대출 열기는 여전하다”면서 “하나은행이 이번주부터 실시하는 우대금리 폐지 조치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가 없다면 대출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