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BNK캐피탈이 한일월드에서 매입한 리스 계약의 손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일월드의 부도설이 불거지면서 이 회사 제품을 렌털해 사용 중인 고객들이 렌털요금 납부를 거부하고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약 해지가 빈발해지면 한일월드에서 리스계약을 매입한 BNK캐피탈도 상당 부분 손실이 불가피하다. 한국기업평가 등에 따르면 BNK캐피탈이 한일월드로부터 매입한 렌털 자산은 장부가액만 5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평가사들은 실제 손실 규모는 유동적이지만 BNK캐피탈의 신용등급 하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송미정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한일월드의 재무상황이 악화될 경우 고객들의 계약 해지 이후 자금을 회수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일정 수준은 손실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BNK캐피탈의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하고 신용등급이 강등될 경우 최근 투자심리가 위축된 채권시장에 악재가 추가되는 셈이다. 투자자들의 불안이 확산되면 크레디트 투자 기피 현상은 회사채를 넘어 여전채로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여전채는 은행채와 더불어 개별 만기는 짧으면서도 신용도가 높아 신용등급 하락 우려가 불거진 회사채의 대안을 찾는 기관투자가들의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였다.
여전채의 매입 흐름이 매도로 급변하는 상황도 감지돼 일부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이 벌써 신용등급 전망이 좋지 않은 일부 캐피털 회사의 여전채를 팔아치우고 있다. BNK캐피탈이 부산·경남을 중심으로 한 BNK금융지주의 자회사여서 지방은행 계열 캐피털 회사들의 연쇄 충격도 채권 시장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일월드의 자금난이 촉발한 BNK캐피탈 문제로 여전채에 대한 시장의 심리가 안 좋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투자심리 위축이 나타나고 있는 회사채를 대신해 여전채에 투자하려는 심리를 차단하면서 캐피탈 채권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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