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의 변동성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이 급감하고 있다. ELS은 변동성이 클수록 높은 수익을 내지만 최근 주가 변동폭이 감소하자 수익 둔화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서 맴돌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ELS 투자 매력도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데 무게를 둔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27일까지 발행된 공모와 사모 ELS의 발행액은 2조7,358억원으로 지난달(3조6,734억)보다 34% 넘게 줄어들었다. 5월 이후 벌써 석달 연속 감소세다. 지난 3월(5조5,90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에 불과하다.
특히 공모형 ELS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12월 전체 ELS 발행액의 64%에 달했던 공모형 ELS 발행액 비중은 최근 26% 수준까지 떨어졌다.
ELS 발행액이 최근 들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국내 증시가 투자 모멘텀을 잃은 채 지루한 박스권 장세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LS의 경우 주가의 변동폭이 클수록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있지만 최근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조기 상환물량이 급감했고 이로 인해 재투자 역시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7월 ELS의 조기상환된 금액은 9,264억원으로 지난 2월과 비교했을 때 3분의1토막 수준으로 감소했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횡보하며 올해 3월 이후에 발행된 ELS 중 조기상환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롤오버 물량이 묶인 것이 최근 ELS 발행액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ELS의 만기는 보통 2년 이상인 경우가 많지만 투자자의 기대 만기는 6개월 내외가 대부분으로 조기상환 후 재투자하는 형태가 많다”며 “그러나 올해 상반기 급증했던 발행물량이 최근 지루한 지수흐름으로 조기상환 되지 못해 개인투자자들의 ELS 재투자 부분이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지수의 뚜렷한 상승 방향성이 나타나기는 힘들다는 점에서 당분간 ELS에 대한 투자매력이 되살아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균 연구원은 “내달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정책 발표가 이어질 것으로 예정되어 있어 시장 자체가 무너질 가능성이 적은 반면 유럽재정위기와 중국 경기 침체로 경기 모멘텀 역시 부족한 상황”이라며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조기상환의 가능성이 낮아 ELS 투자 매력은 상반기보다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ELS에서 빠져나간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ELS에서 주식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시하고 있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글로벌 경기가 회복 국면을 나타내면서도 유로존 재정위기가 부각되어 상대적으로 안전한 ELS에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많이 몰렸었다”며 “최근 들어 유럽중앙은행의 위기 해결책과 미국의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에 지수가 반등했고 투자심리가 개선돼 주식형펀드나 직접 투자 등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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