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당국이 저축은행ㆍ카드ㆍ캐피털사 등 제 2금융권에도 위기상황에 대비한 건전성 진단 방법인 ‘금융시스템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를 강화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저축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은 다른 금융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 성장률에 둔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저축은행 대출의 85%가 기업여신이고 개인여신 중 이미 부실여신으로 전락한 것이 많다”며 “다른 금융권과 달리 성장률이 급락한다고 연체율이나 손실이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5개 전업계 카드사를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했고 은행계 카드사는 최근 진행된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에 포함됐다. 금융감독당국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에 대해 성장률 변화에 따른 연체율과 수익성 등을 점검했다”며 “테스트 결과 전업계 카드사는 성장률이 -6%까지 하락해도 손실은 나지만 연체율이 한자릿수대를 유지하면서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2금융권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는 수시로 하는 것이지만 실물경기 악화에 따른 자본확충 대응능력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며 “연체율 관리는 물론 적정 자본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금융사에 대주주 차원의 증자 등 자본확충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계에서는 스트레스 테스트가 구조조정의 기준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금융회사의 우열이나 생사를 가르는 게 아니라고 부인하지만 결국 자본확충 등 금융회사를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며 “결국 업종별로 구조조정의 한 잣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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