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업황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포스코가 19일 내놓은 신경영전략에 대해 시장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비핵심자산을 팔고 철저히 돈이 되는 사업에 기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군살 빼기 전략이 시장에 어느 정도 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업 개편과 재무구조 개선 방안 등이 빠져 있어 추후 실천 과정을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20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신경영전략 발표 뒤 관련 보고서를 낸 12개 주요 증권사 중 11곳이 현행 목표가를 유지했다. 본업인 철강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해 돈을 더 벌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 위주로 투자를 집중해 돈을 아끼고 자산 매각 및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통해 돈을 더 마련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윤관철 BS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가치 제고와 신용등급 회복이라는 핵심가치를 분명히 하면서 앞으로 수익성 위주의 경영 의지를 확고히 한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김현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의 성장 전략에 대한 고민과 재무구조 개선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주주 가치 상승으로 포스코에 대한 투자 매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재광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비 감축을 통한 투하자본수익률(ROIC)이 올해부터 개선돼 2016년 7.0%가 될 것"이라며 "자회사 구조조정을 통한 차입금이 축소돼 주주 가치도 향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승훈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포스코는 2016년 연결 영업이익 5조7,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부터 잉여현금흐름이 턴어라운드하며 장기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주식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시장의 관심 포인트는 포스코의 사업 개편과 구조조정의 구체적 향방이다. 포스코가 최근 수년간 늘려온 덩치를 어떻게 얼마만큼 줄여 현금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권 회장이 포스코의 구원투수가 될 것인지 신경영 전략이 공허한 취임 일성에 그칠지가 결정된다는 뜻이다. 투자자의 관심 대상은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포스코엠텍 사업 철수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 여부다. 포스코는 일단 포스코엠텍 정리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부인했고 동부제철 건은 다음주 안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류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대우인터내셔널은 철강사업을 지원하는 1위권 종합상사로 비핵심자산으로 분리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구조조정은 모든 사업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매각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 강태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의 우선 대상은 상장사보다 핵심사업과 관련 없는 비상장사가 되겠지만 이는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도가 낮다"며 "사업구조 개편은 중장기적 재료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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