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개막한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에서 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에 새로운 역사가 기록됐다. 1936년 첫 필즈상 시상 이후 78년 만에 '첫 여성 수상자'와 '미주와 유럽이 아닌 지역에서 박사를 받은 첫 수상자'가 나왔다.
첫 여성 수상자의 영광은 메리엄 미르자카니 스탠퍼드대 교수에게 돌아갔다. 스탠퍼드대 교수로는 1966년 이후 두번째다. 그는 1977년 이란에서 태어나 학부까지 마친 후 미국으로 건너가 2004년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기하학과 동역학에서 큰 공헌을 했고 특히 기하학의 난제로 꼽히는 '모듈라이 공간'을 새롭게 해석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모듈라이 공간은 기하학에서 중요하게 다뤄지지만 그 복잡성과 비균질성으로 직접 연구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그는 모듈라이 공간에서 특정한 부피를 계산하는 새로운 방법을 알아내 우주의 정확한 모양과 부피를 파악할 수 있는 단초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브라질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아르투르 아빌라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장은 미주와 유럽이 아닌 곳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필즈상을 받은 첫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1979년생으로 2010년 인도 하이데라바드에서 열린 대회에서도 강력한 후보로 거론됐고 이번 대회에서도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은 수학자로 꼽혔다.
그는 동력학계에서 획기적인 연구업적을 갖고 있다. 동력학계의 다양한 층위 안에서 무작위로 하나를 선택하면 안정적이거나 불규칙한 움직임이 발생한다는 점을 증명해 새로운 이론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천재 수학자 만줄 바르가바 프린스턴대 석좌교수도 필즈상을 수상했다. 프린스턴대 교수로는 7번째 수상자다. 이로써 프린스턴대는 파리대학과 함께 필즈상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이 됐다. 그는 1974년 캐나다에서 태어났다. 하버드대를 졸업한 후 2001년 프린스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지도교수는 페르마의 마지막 문제를 해결했지만 40세가 넘어 필즈상을 못 받은 앤드루 와일즈 교수다. 이번 수상으로 지도교수의 한을 대신 풀어줬다는 얘기를 듣는다.
바르가바 교수는 대수적 정수론 분야의 획기적 발전을 이끈 인물이다. 대학원 때 2차 다항식 집합에 주어진 가우스의 연산법칙을 큐브를 이용해 직관적으로 묘사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이를 발전시켜 가우스의 연산법칙을 더 높은 차수 다항식으로 확장해 13개의 새로운 연산법칙을 발견했다.
고차원 방정식의 선구자인 마틴 헤어러 워릭대 교수도 필즈상을 받았다. 1975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그는 2001년 스위스 제네바대에서 물리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확률편미분방정식 연구의 선구자로 기존 연구를 막고 있던 많은 장애물을 없앴다는 것이 수학계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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